개혁 리더십에 젠더 감수성 더한

‘심상정표’ 여성 리더십 제시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신문은 ‘2017 올해의 인물’로 심상정(57) 정의당 의원을 선정했다.

심 의원은 진보정당 최초로 3선 반열에 오른 정치인으로 19대 대선에서 유일한 여성 후보로 출마해 완주했다. 대선에서 진보정당 사상 최고 득표율인 6.17%(201만7458표)를 기록했다. 주요 다섯 후보 중 꼴찌였지만 후원금은 14억9763만1718원을 받아 가장 많이 받았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4시간 만에 약 2억8000만원의 후원금이 쏟아졌다. 500만원 이상의 고액 후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개미’들의 후원으로 이룬 결과다. 심 의원이 대선 기간에 보여준 행보에 보내는 시민들의 응원이라는 평가다. 그는 대선 기간 ‘슈퍼우먼 방지법’, ‘성소수자 1분 발언’으로 여성, 비정규직,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권 감수성을 보여줬다.

‘올해의 인물’ 선정위원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정으로 여성 리더십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선 기간 동안 젠더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강한 개혁적 리더십으로 새로운 여성 리더십을 제시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 의원은 서울대학교 78학번으로 선생님의 꿈을 안고 역사교육학과를 다니다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남성 중심의 학생운동 문화에 문제의식을 느껴 1980년 최초의 총여학생회를 만들었다. 재학 중 공활(대학생들이 방학 때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하며 열악한 노동 환경에 충격을 받은 그는 곧바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구로공단 공장에 ‘봉제노동자’로 들어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운동을 했다.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했으며 9년간의 수배 생활로 최장기 여성 수배자가 되기도 했다. 그 뒤 최초의 민주노조단체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쟁의국장과 조직국장을 거쳐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사무처장을 맡았고,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대선 기간 심 의원은 성별임금격차 해소, 여성대표성 확대, 차별금지법 제정, 낙태죄 폐지 등 여성계가 요구한 4대 과제에서 모두 긍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유일한 후보다. 특히 대선 기간 ‘심상정 리더십’을 통해 실추된 여성 리더십을 바로 세우는데 기여했다. 당시 대통령의 무능과 권력 비리가 정치인의 문제가 아닌 ‘여성’의 문제로 인식되면서 ‘여성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하지만 심 의원은 대선 토론에서 연이은 사이다 발언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킴과 동시에 성폭행 모의로 논란을 빚은 홍준표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토론하지 않겠다고 당당히 주장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4차 대선 TV 토론 마지막 ‘1분 찬스’ 때 였다. 1분 1초가 아쉬운 대선 막바지에 그는 1분을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썼다. 대선이 끝난 뒤 당대표까지 내려놓은 심 의원은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중·고등학교를 찾아 강연하며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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