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내년 치러질 인천광역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3일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내년 치러질 인천광역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천시민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내년 치러질 인천광역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사람이 중심인 도시 인천을 만들겠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오전 인천시청에서의 출마 기자회견에 이어 국회 정론관에서 마련된 홍 구청장의 기자회견에는 지역주민들과 지역시민운동가들이 삼삼오오 모였고, 같은 더불어민주당 선후배 정치인인 김상희, 유승희, 인재근, 진선미, 송옥주, 정춘숙, 권미혁 의원이 함께했다.

홍 구청장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인천을 철학이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사람 중심의 철학’, ‘지속가능발전의 철학’, ‘평화우선주의 철학’을 강조했다.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나 단기간의 성과에만 집착하는 정책이 아닌 중심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인천시정이 사람을 중심에 두지 않아 인천 사람에 대한 투자와 인천 사람을 아끼는 따스한 보살핌이 부족했기 때문에 인천시민의 행복만족도가 전국 꼴찌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민의 55%가 인천시민임이 자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촛불혁명시대, 국민주권시대에 맞게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며 “통치가 아닌 자치, 관주도가 아닌 협치, 시민당사자 중심의 정책이”이어야 한다고 홍 구청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엘리트의식으로 가득한 고위공무원 출신 시장이 이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간파하고 수행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 삶을 바꾸는 인천시정’을 위해 △지역선순환경제와 원도심-신도심 균형발전, 마중물 공공임대주택 정책, 마중물 복지기준선, 마중물 안전망, △평화도시 인천만들기 지원 조례 제정과 연안여객준공영제, 남북한 경제혁력과 역사·문화 교류, △인천시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관광도시, △인천항 내항과 신항의 재배치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홍 구청장의 선언문에서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눈길을 끌었다. 1970년대 여성운동과 주민운동, 빈민운동으로 만석동 달동네에서 주민들과 아이들을 돌보는 공부방을 시작해 마을이 철거된 후 십정동 달동네로 이사해 주민들과 주민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러던 중 87년 민주항쟁의 성과인 첫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네 주민들이 홍 구청장에게 세상을 바꿔보라고 정치 입문을 권유했다. 이 때 구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해 시의원,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부평구청장을 연임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여성학자 오한숙희 씨는 양뿔을 형상화한 양털모자를 쓴 이유로 “정치가 국민에게 웃음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홍 구청장의 도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첫 여성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당선 가능성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역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는 여성이 한명도 없었다.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김영선 전 의원(4선)이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양뿔 모자를 쓴 여성학자 오한숙희씨와 홍미영 부평구청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양뿔 모자를 쓴 여성학자 오한숙희씨와 홍미영 부평구청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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