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성평등개헌’ 토론회 열려
“ 모성은 여성의 속성은 될 수 있지만 여성들 간에도 모성의 편차가 크다고 본다. 아이를 낳으려면 여성도 남성도 필요한데 헌법에는 여성만 강조되고 있다.”(참석자 A씨)
“‘모든 사람들은 성적으로 존엄하다’ 여기서 모든 사람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빠든 엄마든 아이 낳을 수 있든 없든 말이다. 입양하는 사람도 많다. 여성에게 탈피해서 모든 사람이 성적지향과 돌봄을 수행할 수 있다는 명시가 중요한 것 같다.” (참석자 B씨)
서울시청 인근의 모임공간에서 삼삼오오 마주앉은 이들 간에 헌법 조문을 두고 자유로운 토론이 펼쳐졌다. 이날 기온은 영하 11도까지 떨어졌지만 성평등 개헌과 관련해 관심을 갖고 모인 시민은 40명이 넘었다.
11일 저녁 ‘모두를 위한 성평등개헌’ 토론회를 마련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은 세부주제 6개를 가지고 여성단체들이 각각 발제하고, 시민들은 관심있는 주제에 따라 그룹을 형성해 생각을 나누었다. △‘여성, 출산의 도구에서 성/재생산 권리의 주체로’(한국여성민우회) △돌봄, 일, 놀이-사람, 삶, 살림의 공전을 위하여(정치하는 엄마들) △나는 여성이 아닌가!? 퀴어여성의 눈으로 본 성평등(언니네트워크), △젠더폭력으로부터의 자유, 여성해방을 향한 성평등 개헌(한국여성의전화), △국민보다 사람으로, 평등을 넓혀라(아시아평화를위한이주) △여성이 쓰는 최초의 대한민국 헌법, 10차 개헌(여.세.연) 등이다.
토론에 참석한 시민들은 저마다의 관심사를 계기로 모였지만, 평등의 실천을 위해 여성이 개헌에 참여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재생산권을 주제로 한 그룹 토론에 참여한 ‘정치하는엄마들’ 회원은 “내가 당면한 돌봄과 양육의 문제가 헌법에 어떻게 담길 수 있을까하는 관심에 참석하게 됐는데, 성평등 문제는 포괄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성권과 아동권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던 그룹은 “모성권에 대해서는 그룹 안에서도 의견이 나뉘었다”면서 “헌법에서 여성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모성권이 가지는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난민법과 관련해 논의한 그룹은 난민에 관심을 갖게 된 각자의 계기를 얘기하고 난민법과 관련된 협약과 난민이 처한 상황을 공유했다. 이들은 특히 난민아동의 인권과 성소수자 난민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주목했다.
이들은 또 개헌 추진에 소극적인 정치인들을 상대로 낙선운동을 하는 등의 시민행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