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대상

스포츠 클라이머 김자인 선수

세계랭킹 2위·메달 6개로 시즌 마무리

“올해 최다우승 꿈 이뤄 행복...2020 도쿄올림픽 위해 땀흘릴 계획”

 

지난 8월 21일 이탈리아 아르코에서 열린 IFSC 월드컵 경기에 참가한 김자인 선수. 이 대회에서 그는 월드컵 리드 부문 여자부 역대 최다 우승(26회) 기록을 세웠다. ⓒ올댓스포츠 제공
지난 8월 21일 이탈리아 아르코에서 열린 IFSC 월드컵 경기에 참가한 김자인 선수. 이 대회에서 그는 월드컵 리드 부문 여자부 역대 최다 우승(26회) 기록을 세웠다. ⓒ올댓스포츠 제공

가파른 암벽을 맨손으로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에 빠져드는 이들이 최근 늘었다. 이 익스트림 스포츠에 올인해 세계 정상에 오른 한국 여성의 힘이 컸다. 스포츠 클라이머 김자인(29)씨의 이력은 화려하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클라이밍 월드컵 26회 우승, 한국 최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아시아선수권대회 11연패, 세계 랭킹 1위. 화려한 이력 뒤에는 키 153cm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하이 스텝(다리를 최대한 벌려 홀드에서 홀드로 옮겨가는 기술)’으로 암벽을 날듯이 오르는 김 씨의 모습은 경이롭다. 팬들은 그를 ‘암벽 황제’라고 부른다. 2017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선정위원회는 김 씨를 올해 윤곡여성체육대상(29회)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씨는 10대 시절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로 활동하던 두 오빠를 따라 스포츠 클라이밍에 입문했다. 16세 때인 2004년 UIAA 아시아 챔피언십 대회 1위를 차지했다. 2011년엔 아시아인 최초로 클라이밍 양대 종목인 리드와 볼더링을 모두 제패했다.

올해 김씨는 놀라운 성취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월엔 123층, 555m 높이의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올랐다. 등반 시작 2시간 29분 만에 완등해 세계 여성 빌더링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8월 IFSC 월드컵에서 리드 부문 여자부 역대 최다 우승(26회) 기록을 세웠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IFSC 리드 월드컵 7차 대회에선 은메달을 땄다. 메달 6개(올 시즌 금메달 한 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거머쥐며 올 월드컵 시즌을 마무리했다. 현재 리드 부문 세계랭킹 2위, 월드컵 랭킹 2위, 통합 랭킹 2위다.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555m)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오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일 국내 최고층 건물(555m)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오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그는 “작년보다 더 좋은 몸 상태로,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낼 수 있어서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최다 우승의 꿈을 이뤄서 너무 행복했다”고 밝혔다. 그의 다음 목표는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도쿄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 채택됐다. 올림픽엔 리드, 볼더링, 스피드 3종목을 합산해 최종 20명이 출전할 수 있다. 그는 “늘 훈련해온 리드와 볼더링 종목은 물론 스피드 종목도 이번 겨울부터 차차 준비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다졌다.

 

29회 윤곡여성체육대상에 ‘암벽황제’ 김자인 선수가 선정됐다. ⓒ여성체육대상 선정위원회
29회 윤곡여성체육대상에 ‘암벽황제’ 김자인 선수가 선정됐다. ⓒ여성체육대상 선정위원회

높은 명성엔 심리적·육체적 부담이 따른다. “클라이밍이나 달리기 등 운동을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맥주 한 잔 마시며 스트레스를 풉니다.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 늘 제게 응원과 조언을 해주는 신랑이 정말 많은 힘이 됩니다.” 김 씨는 다음 달 2주간 자연 암벽 등반을 하러 스페인에 갈 계획이다. “대회나 다른 것들에 대한 부담 없이 클라이밍만을 즐기며 나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수년째 국내외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을 돕는 기부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2010년부터 해외아동결연 후원을 통해 캄보디아 소년을 돕고 있다. 2013년부터는 네팔 소녀도 돕고 있다. 잠실롯데타워 등 국내 고층빌딩을 맨손으로 등반하는 빌더링 이벤트를 통한 기부도 이어가고 있다. 대중에게 스포츠 클라이밍도 알리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 아동과 청소년도 돕는 ‘일거양득’ 이벤트다. 지난 5월 잠실롯데타워 등반 수익 555만원은 서울 성북구 월곡종합사회복지관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 꿈인 클라이밍을 통해 다른 이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그는 밝혔다.

스포츠 클라이머 김자인 선수

1988년 출생

2004년 UIAA 아시아 챔피언십 대회 1위

2012년 고려대 체육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 스포츠심리학 전공

IFSC 클라이밍 월드컵 리드부문 여자부 26회 우승(역대 최다) 등 다수 세계대회 석권

잠실롯데타워 2시간29분 완등해 세계 여성 빌더링 신기록 

2017년 현재 세계 랭킹 2위, 월드컵 랭킹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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