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생각하는 발생가능한 건강 문제 가운데 성폭력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5일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에 실린 ‘여성의 생애주기별 건강인식 조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여성의 청소년기-가임기-임신·출산기-갱년·폐경기-노년기 등 생애주기 단계별 3000명씩 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본인 연령대에서 발생 가능한 건강 문제로 여성 청소년은 왕따라고 답했다. 이어 월경장애, 교통사고 순이었다. 가임기 및 임신·출산기, 갱년·폐경기는 암, 노년기는 관절염을 꼽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청소년기는 4번째로 폭력(11.1%), 5번째로 성폭력·성폭행(9.8%)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임기에는 성폭행을 3번째(11.4%)로 많이 꼽았다.

이 외에도 난임·불임은 가임기 여성의 7.4%가, 임신·출산기 여성의 10.8%가 해당 연령대에서 발생 가능한 주요 건강 문제로 꼽았다.

이와 함께 여성들은 생애주기와 무관하게 ‘주관적으로 인식한 건강 위험요인’으로 ‘운동 및 신체활동 부족’을 들었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일주일에 2일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여성은 28.8%에 불과했다. 청소년기마저 학교 체육시간을 제외하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비율이 84.7%에 달했다.

 

여성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6.9시간으로 미국(8.9시간), 프랑스(8.6시간), 호주(8.6시간), 일본(7.6시간) 등에 비해 많이 적었다.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응답한 여성은 43.7%였다.

정상 체중인 여성 5명 중 1명은 자신이 과체중이나 비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인식은 청소년기(22.3%)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과체중이나 비만인데 스스로 보통 이하라 여기는 여성들은 노년기로 갈수록 많았다.

행복지수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했으며, 노년기로 갈수록 자아 존중감과 사회적 지지 인식도 낮아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여성의 건강증진을 위해 생애주기별로 차별화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생애주기별 건강이슈에 대한 기초자료 산출하는 등 여성건강연구를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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