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 감독

‘박남옥, 홍은원부터 이경미, 윤가은까지’

50년대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등장 이후 명맥 이어

2000년대 여성 감독 대거 등장으로 부흥기 맞아

여성 감독이 설 자리가 없다. 과거보다 후퇴한 현재 영화계는 철저히 남성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게다. “괜찮은 여성 감독이 없으니 남성 감독을 쓰는 것 아니겠냐”고. 하지만 한국에도 여성 감독의 계보가 있다. 50년대부터 이어져 온 명맥이 분명 존재한다. 척박한 환경을 뚫고 나와 당당히 능력을 내보인 이들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여성 감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부흥기를 맞기도 했다. ‘쓸 만한’ 여성 감독들은 있다. 아니, 많다. 

 

이경미 감독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경미 감독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강렬한 여성 캐릭터’ 이경미 감독(1973~)

8년의 공백을 깨고 지난해 내놓은 ‘비밀은 없다’는 여성, 청소년 등이 서사의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가 여성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독보적인 여성캐릭터와 독창적인 상상력, 디테일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는 이 감독의 강점으로 꼽힌다. 단편 ‘오디션’(2003) 등을 통해 연출 역량을 키웠다. ‘잘돼가? 무엇이든’(2004)으로 전주국제영화제, 미쟝센 단편영화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등에 소개되며 호평을 얻었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 스크립터를 거쳐 2008년 공효진 주연의 ‘미쓰 홍당무’로 장편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29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안면홍조증을 앓는 여자주인공 양미숙(공효진)이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남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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