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여성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옥스퍼드대서 첫 학기 시작

“5년 전, 나는 소녀들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다가 총을 맞았다. 이제 나는 옥스퍼드대에서 첫 강의를 듣는다.” 

 

파키스탄의 여성운동가이자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20)가 대학생이 됐다. 지난 9일(한국 시간)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 레이디 마거릿 홀 칼리지에서의 첫 학기를 맞은 짧은 소감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철학, 정치학, 경제학 등을 공부할 예정이라며 논리학 교과서를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2013년 7월 12일 ‘말랄라의 날’ 제정을 맞아 유엔 본부에서 연설 중인 말랄라 유사프자이. ⓒUN Photo/Rick Bajornas
2013년 7월 12일 ‘말랄라의 날’ 제정을 맞아 유엔 본부에서 연설 중인 말랄라 유사프자이. ⓒUN Photo/Rick Bajornas

파키스탄 북서부 스와트계곡 출신인 유사프자이는 11세 때부터 영국 BBC 블로그에 익명으로 일기를 올려 탈레반의 여학교 폭파·여학생들의 등교 금지 등 만행을 고발하고 변화를 촉구했다. 탈레반에게 그는 눈엣가시였다. 2012년 유사프자이는 하굣길 버스 안에서 탈레반 무장대원의 총에 머리와 목을 맞았다.

두개골 일부를 들어내는 대수술을 받고 회복한 유사프자이는 2013년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여성과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한 ‘말랄라 재단’을 만들어 기금 조성, 교육 지원 등에 나섰다. 그는 “책과 펜은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해왔다. 17세 때인 2014년 그는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올랐고, 10월엔 역대 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UN은 그의 생일인 7월 12일을 아동 교육권을 상징하는 ‘말랄라의 날’로 지정했다. 지난 4월부터는 유엔 평화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쟁 지역 아동들의 교육권이 수년째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복되는 전쟁으로 사회와 국토가 황폐해지고, 학교가 무장단체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자 부모들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를 꺼리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난민 아동은 3200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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