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범죄 희화화·성차별 병무청 마스코트, 3년만에 수정
[단독] 성범죄 희화화·성차별 병무청 마스코트, 3년만에 수정
  • 이세아 기자
  • 승인 2017.10.16 19:22
  • 수정 2017-10-16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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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미녀’ 홍보대사 기용에 “여성을 눈요깃감으로 소비” 비판
최근 군복 변경해 화보 새로 제작

병무청, 마스코트 ‘굳건이’ 소개글 삭제

성역할 고정관념 반영된 표현에 성범죄 희화화해 비판

김종대 의원 “성평등 확산에 앞장서야 할 정부 기관이 성차별 조장”

 

병무청의 마스코트 ‘굳건이’ 소개글엔 성차별적 문구와 성범죄를 희화화하는 표현들이 여럿 눈에 띈다. ⓒ병무청
병무청의 마스코트 ‘굳건이’ 소개글엔 성차별적 문구와 성범죄를 희화화하는 표현들이 여럿 눈에 띈다. ⓒ병무청

“남자인데 입이 깃털처럼 가벼움”, “가끔 다른 기관 잘 나가는 페북을 보며 부러워 스토킹을 하기도 함”., “SNS 대표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 병무청의 마스코트 ‘굳건이’ 소개글엔 성차별적 문구와 성범죄를 희화화하는 표현들이 여럿 눈에 띈다.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4월 병무청 공식 블로그 청춘예찬(http://blog.daum.net/mma9090)에 올라온 굳건이의 소개글엔 잘못된 성 인식을 드러낸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굳건이의 특징은 ‘남자인데 입이 깃털처럼 가벼움’이다. 남성은 과묵하고, 여성은 입이 가볍고 말이 많다는 성차별적 사고방식이 반영된 표현이다. 김 의원은 “성평등 확산에 앞장서야 할 정부 기관이 공식 마스코트를 성차별 문구로 홍보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굳건이는 ‘가끔 다른 기관 잘 나가는 페북을 보며 부러워 스토킹하기도’ 한다. 병무청의 낮은 성범죄 인식 수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병무청이 스토킹을 장난스러운 행동인 양 가볍게 묘사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스토킹은 납치·살인 등 강력범죄로 곧잘 이어지는 심각한 범죄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은 2014년 297건, 2015년 363건, 2016년 555건이 적발되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SNS의 대표 꼬픈남(꼬시고 싶은 남자)’라는 소개도 부적절해 보인다. 김 의원은 “‘꼬시고 싶다’는 특성은 병무청의 업무와 연관성이 전혀 없어, 굳건이가 ‘꼬픈남’으로서 갖는 특징과 강점이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정부기관의 온라인 홍보와 SNS는 파급력이 높기 때문에 성평등 인식 확산에 큰 의미와 역할을 갖고 있다”며 “굳건이 소개글의 성차별 및 성범죄 희화화 표현들을 즉시 삭제하거나 수정하고, 굳건이뿐 아니라 병무청의 기타 정책 홍보의 표현 및 문구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 성차별 요소 사용 여부를 민감하게 살펴보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성득 병무청 부대변인은 “(굳건이 소개글은) 젊은 사람의 감각에 맞게 한다고 했는데, 부적절한 표현이었다. 해당 게시물을 병무청 공식 SNS에서 비공개 처리했다”고 밝혔다. 

 

병무청 ‘미녀’ 홍보대사 기용에 “여성을 눈요깃감으로 소비” 비판

최근 군복 변경해 화보 새로 제작

병무청의 ‘미녀’ 홍보대사 기용도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 3월부터 2015 미스코리아 진 이민지 씨와 선 김정진·김예린씨가 제12대 병무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활동 내용은 미니스커트·하이힐 등 몸매를 강조한 옷차림으로 화보 촬영, 군부대 위문 공연, 징병 검사장을 찾은 남성들 격려·응원 등이다. 병무청이 ‘군 홍보’랍시고 젊고 예쁜 여성을 남성의 ‘눈요깃감’ ‘고생에 대한 보상’으로 소비했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이에 관한 지난 1월 여성신문 보도(▶ 걸그룹·미스코리아가 군대 홍보하는 나라 http://www.womennews.co.kr/news/111051) 후 병무청은 공식 웹사이트 전면에 노출됐던 미스코리아 출신 홍보대사들의 화보를 내리고, “정상적인 군복을 입은 화보를 새로 제작해 배포했다”고만 밝혔다. 

 

병무청이 지난 4월 “홍보대사들에게 정상적인 군복을 입”혀 새로 제작한 화보. ⓒ미스코리아조직위원회
병무청이 지난 4월 “홍보대사들에게 정상적인 군복을 입”혀 새로 제작한 화보. ⓒ미스코리아조직위원회

정 부대변인은 “홍보대사는 남성일 수도 여성일 수도 있는데, 유명인을 쓰다 보니 미스코리아로 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지적에 귀 기울이고 문제가 있다면 수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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