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서울·인천시와 연계해 지난 8월 부터 ‘여성 안심 배송 서비스’를 실시했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서울·인천시와 연계해 지난 8월 부터 ‘여성 안심 배송 서비스’를 실시했다. ⓒ롯데홈쇼핑

국내 유통업계에 ‘총알배송’을 넘어선 ‘안심배송’ 경쟁이 뜨겁다. 안심배송은 택배 기사를 속인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쉬운 1~2인 가구나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말한다. 1인 가구 여성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집 대신 무인택배함을 통해 배송을 받는 서비스다. 집 현관문 앞에 택배를 직접 전달하는 대신 편의점이나 지하철 사물함 등에서 물건을 찾도록 해 범죄 피해 가능성을 줄이는 게 특징. 이를 위해 여성 택배 기사를 고용하는 업체도 있다. 안전할 뿐더러 분실 우려도 적어,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이용 인구가 늘고 있지만 배치돼 있는 사물함 자체가 적거나 아예 사물함이 없는 지역도 많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지하철 사물함·편의점으로 택배 수령

지난달 30일 CJ오쇼핑은 ‘서울시 여성 안심 택배함’ 등 전국 230곳의 무인택배함을 활용한 ‘안심배송’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K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도 ‘여성안심 배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서울시 190곳, 인천시 23곳 주민센터, 문화센터, 도서관 등 지방자치단체 여성 안심 무인 택배함으로 배송한다. NS홈쇼핑은 서울, 경기, 대구, 부산, 제주 등 12개 지자체에 설치된 전국 248개의 무인택배함에 배송을 시행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홈쇼핑은 2015년 9월 국내 최초로 여성 택배 직원이 배송을 하는 ‘드림배송’을 선보였다.

이들 서비스의 특징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택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성안심택배함’은 빅데이터를 통한 인구 분포 조사를 활용해 혼자 사는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및 버스정류장 주변,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주민센터 및 문화센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 전역 25개 자치구 190개소가 운영 중이며, 총 3곳을 제외한 187개소가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보관시간 48시간 내 무료다.

 

11번가는 지난 5월부터 11번가에서 주문한 상품을 편의점 CU에서 찾는 ‘11픽’서비스를 시작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 5월부터 11번가에서 주문한 상품을 편의점 CU에서 찾는 ‘11픽’서비스를 시작했다. ⓒSK플래닛

G마켓·옥션·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은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9월 편의점 GS25와 협업해 무인 안심택배함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근처 GS25에 설치된 스마일박스에서 택배를 받아볼 수 있다. 11번가는 지난 5월부터 BGF리테일과 함께 주문 상품을 편의점 CU에서 찾는 ‘11Pick(십일픽)’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CU에서 24시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는 가구·가전 등 부피가 큰 일부 품목을 제외한 1660만개 상품만을 대상으로 한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중에서는 유일하게 티몬만 ‘편의점 픽업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티몬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전국 9400여개 CU 매장에서 24시간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의 경우 일명 ‘쿠팡맨’들이 파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는가 하면, 집 안에서 낮잠 자는 아기와 여성들을 고려해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노크를 먼저 한다. 위메프는 여성 안전을 고려한 택배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민호기 위메프 팀장은 “고객들의 니즈는 아직까지 안심택배보다는 빠른 배송에 집중되어 있다”며 “현재로써는 안심택배의 사업성(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2015년 9월 경기도 군포시 현대홈쇼핑 물류센터에서 여성 택배기사들로 구성된 ‘드림배송 발대식’을 열었다.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은 2015년 9월 경기도 군포시 현대홈쇼핑 물류센터에서 여성 택배기사들로 구성된 ‘드림배송 발대식’을 열었다. ⓒ현대홈쇼핑

여성안심택배 서비스 도입 1년…효과는?

이들 기업이 ‘여성안심택배 서비스’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2014년도에 여성안심택배 서비스를 도입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1년 전부터 여성, 1인 가구 등이 택배기사를 가장한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인택배함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아직 여성안심택배 서비스가 범죄율을 줄였다는 가시적인 효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들은 대부분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too***의 트위터 사용자는 “여성 택배기사님들 오는 거 너무 좋다. 혼자서 문 열어도 안심되고, 말도 친절하게 해주신다. 다만 오히려 기사들이 위협당하거나 범죄에 노출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몇몇 개선해야 할 점들도 눈에 띈다. 특히 “지역에 따라 보관함이 꽉 차거나 택배를 받을 택배함 자체가 없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장윤아(26)씨는 “택배를 받기 위해 기다렸는데 지하철 사물함이 꽉 차서 몇 일간 택배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며 “사물함이 아예 없는 곳도 있고, 텅텅 빈 곳도 있다. 지역에 따라 편중되는 사물함 문제가 개선되면 불편함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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