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조직위원장

‘윈 문화포럼’ 창립 멤버로

여성문화인 지속적으로 후원

20년째 무용 배우며 공연 활동

이웃 위한 재능기부도 적극

 

이명희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조직위원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명희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조직위원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자매애’로 똘똘 뭉쳐 예술문화인을 후원하는 여성들이 있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윈문화포럼’ 이사회가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시상 분야 중 하나인 ‘신진여성문화인상’(여성신문사장상)을 지속적으로 후원해오고 있다. 이 상은 문화예술계 신진 여성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수상을 계기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소정의 후원금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명희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조직위원장이 여성 문화예술인의 성장을 돕는 이 뜻 깊은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든든한 응원을 해왔다. 문화예술 애호가인 그는 2008년 만들어진 ‘윈 문화포럼’ 창립 이사로서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과 처음 연을 맺었다. 윈 문화포럼은 여성·문화네트워크(대표 서은경·김효선) 회원들이 만든 문화포럼으로 문화·예술의 발전을 이야기하는 정기적인 모임이다. 이 위원장은 “양성평등문화상을 통해 꾸준히 문화예술인을 지원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자들을 후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더 많은 후원을 통해 더욱 많은 문화예술인들을에게 도움을 드리지 못해 늘 아쉽죠. 작은 정성이지만 이제 막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을 시작하신 분들에게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작은 동력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돈이 필요했는데 상금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던 한 수상자의 소감이 가슴에 많이 남아요.”

문화예술인 후원에 앞장서는 이 위원장 역시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다. ‘장구춤’은 그가 20년째 즐기며 공연까지 하는 취미활동이라고 했다. 취미라고는 하지만 그의 춤은 무용가 못지 않게 전문적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애정과 열정을 쏟았기 때문이다. 그는 “무대의상을 입고 분장까지 마치면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그마한 체격에 조근조근한 말투로 차분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 위원장이 건넨 휴대전화 속 그의 모습은 조용한 평소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대학 졸업 후 1년 간의 직장생활을 했던 그는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면서 사표를 내야했다. 이후 그는 사업을 하는 남편 곁에서 30여년 간 ‘그림자 내조’를 했다. 그의 남편은 씨브이엘코스메틱스코리아㈜과 ㈜정동화장품 대표를 맡고 있다. 이 위원장은 바쁜 남편 뒷바라지와 두 아이 양육을 도맡은 그는 누가 봐도 ‘모범적인’ 아내이자 엄마였다. 하지만 그는 “틀을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이명희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조직위원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명희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조직위원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저도 결혼 전에는 틀에서 벗어난 멋진 독신 생활을 꿈꿨어요. 남편을 만나고 아이를 키우는데 전념하다보니 제 안에 있던 열정을 취미생활에 쏟았던 것 같아요. 사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늘 제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것저것 시켰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과 맞지 않으면서 거부할 때가 있었어요. 그때 ‘내 욕심이구나’하는 회의감이 들면서, 내 삶을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무용과 운동에 애정을 더 쏟게 된 것 같아요.”

이 위원장은 운동도 꾸준히 즐기는 마니아다. 그는 “20년 동안 골프를 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나이 들어서까지 할 수 있어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위원장의 가족은 모두 문화예술과 운동 애호가다. 남편은 사이클을 타고, 둘째 아들은 수영 대회에 나갈 만큼 잘한다. 특히 첫째 딸은 사진작가로서 첫 발을 내디딜 준비를 하고 있다. 딸은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은행에 취업해 일을 하다 새로운 시작을 한 케이스다. 그는 최근 미국의 세계적 예술대학인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를 졸업했다.

“딸이 제 끼를 물려 받았는지 예술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그만둔다고 할 땐 반대도 했지만 본인이 하고 싶어 했고, 그 일에 대한 확신도 있더라고요. 뒤늦게 유학을 갔지만 사진으로 유명한 학교에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어요. 그래서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자들을 보면 제 딸과 겹쳐보이더라고요. 이제 막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딸을 응원하고 싶어요.”

늘 약자에게 귀 기울이는 이 위원장은 앞으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그는 “예술문화인을 위한 지속적인 후원과 함께 재능기부와 후원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더 많은 분들이 예술문화인 후원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한 문화예술인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지난 2008년부터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으로 출발해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이름도 지금의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상’으로 바뀌었다. 여성신문·(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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