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무용영화제(조직위원장 박일규, 집행위원장 정의숙)가 오는 11월 3~5일 서울 중구 명보극장과 필동문화예술공간예술통 코쿤홀에서 열린다.

영상예술포럼이 주최, 서울무용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영화제는 영상예술에 무용예술을 담아낸 작품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최초 무용영화제다.

영화제 측은 “국내 관객에게는 다소 낯선 무용영화를 소개하고 나아가 새로운 장르의 영상예술이자 무용예술인 무용영화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화제 측은 “무용영화가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미국과 유럽에서 쓰이는 ‘카메라를 위해 만들어진 안무’로 구체화된 의미의 댄스필름뿐만 아니라 무용을 주제로 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무용영화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영화 ‘더 댄서’ 포스터
영화 ‘더 댄서’ 포스터

영화제 개막작은 미국 현대무용가 로이 풀러의 이야기를 다룬 극영화 ‘더 댄서’(감독 스테파니에 디 쥬스토)가 선정됐다. 자유롭고 개성적인 표현력을 강조한 현대무용을 추구한 로이 풀러는 20세기 초 급진적인 현대무용가로 대변된다. 영화는 배우를 꿈꾸던 한 시골 소녀가 프랑스의 스타 무용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다. 또 아름다운 무용수의 춤을 거부하고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시각적 이미지를 재현해내는데 집중해 당시 문화예술계에 큰 충격과 파장을 일으킨 그녀의 춤을 담았다.

특히 이 영화는 세계 무용계의 역사적 인물인 로이 풀러와 이사도라 던컨의 관계를 다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두 무용가의 인연과 갈등을 드러낸다. 감독의 첫 데뷔작임에도 뛰어난 예술성과 작품성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올해 세자르 영화제에선 의상상을 수상했다.

영화제 폐막작으로는 베토벤 교향곡 No.9이 모리스 베자르의 안무로 재현되는 과정을 그린 ‘댄싱 베토벤’(감독 아란사 아귀레)이 선정됐다. 영화는 춤과 음악의 절묘한 관계와 그 속에서 꽃피는 예술적 상상력, 춤에 대한 무용수들의 열정과 삶의 성찰을 총체적으로 담아냈다.

 

영화 ‘댄싱 베토벤’ 포스터
영화 ‘댄싱 베토벤’ 포스터

앞서 공모전을 진행한 영화제 측은 “100여편에 달하는 작품이 출품돼 무용영화를 향한 국내 영화감독과 안무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무용영화제에서 위촉한 심사위원들이 출품작을 심사 중이며, 최종 상영작으로 선정되는 작품 중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작에는 각각 상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수여한다.

또 영화제는 국내 무용영화의 성장을 위해 서울문화재단 서울무용센터와 MOU를 체결하고 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무용센터 ‘2016 댄스필름 프로젝트’에 선정, 이탈리아 ‘스토리 위 댄스(Stories We Dance-Video Dance Contest)’에서 베스트 콘셉트 상을 수상한 무용수 김모든의 작품 ‘자메뷰’를 비롯해 ‘2017 댄스필름 프로젝트 TAKE#’에 선정된 8편의 작품이 제1회 서울무용영화제 공식 프로그램으로 상영된다.

국내 무용영화 축제이자 플랫폼으로 시작하는 서울무용영화제는 빠른 성장을 통해 해외 무용영화제와의 연계를 추진, 국제적인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무용영화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댄스필름 페스티벌’에서 지난 2년간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독일 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삶을 재조명한 ‘댄싱 드림즈’, 무용영화 고전 ‘분홍신’, 무용수들의 화려한 면모와 대비되는 무대 뒷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빛과 그림자’를 상영한다. 감독과의 대화와 워크숍 등 부대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영화제 개막식은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축하 공연으로 꾸며진다.

정의숙 서울무용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자극적인 영상과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영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영상미학을 통한 예술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영화제로 서울무용영화제가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모든 예술 장르에서 미디어 활용은 보편적인 현상이 됐고, 무용 역시 영상미디어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자문위원을 맡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국내에서는 처음 접해보는 영화제 형식이라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 이 영화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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