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행복 중시하는 소비 ‘욜로’

아끼면 큰 돈되는 ‘카페라테 효과’

불안감에 2030 소비도 양극화 

온라인 카페서 절약 노하우 공유

절약 팟캐스트 공중파 방송 진출 

욜로족들, 현재 위해 돈 쓰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해 

 

20~30대의 ‘소비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모양새다. 한 쪽에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의 ‘욜로(You Only Live Once·YOLO)’를 내세우며 크게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한편 한쪽에서는 한 푼이라도 더 모으겠다고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들을 공유하고 나섰다.

미래를 대비하는 2030세대의 모토는 ‘카페라테 효과’다. 카페라테 효과는 한 잔에 4000원 정도하는 커피 값을 모으면 기대 이상의 목돈을 절약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한 달에 12만원이 모이고 이를 30년간 저축하면 물가상승률과 이자 등을 포함해 약 2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원리다. 소액이라도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모임 등을 통해 각종 돈 모으는 방법을 공유한다. 8월 29일 네이버 최대 직장인 재테크 카페 ‘월급쟁이 부자들’에는 특별히 ‘절약노하우, 종자돈 모으는 노하우’ 게시판이 있어 자신만의 특별한 절약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정기 가입자 통신비 절약방법’이나 ‘에어컨 많이 틀어도 전기 적게 나오는 방법’ ‘여행 저렴하게 가는법’ 등의 글이 게시되어 있다.

한 푼이라도 더 절약하기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용돈기입장, 가계부 앱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가계부는 네이버 웹사이트와 연동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핸드폰으로 카드 결제와 은행 거래 내역 문자가 오면 자동으로 인식해 입력한다. 이밖에 기간별, 카테고리별 통계를 제공하는 ‘똑똑가계부’와 ‘돈버는 가계부’ ‘꿀꿀이 가계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이런 분위기에 따라 근검절약을 모토로 내세운 팟캐스트도 인기를 끌었다. ‘김생민의 영수증’이 대표적이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연예계 대표 알뜰맨 김생민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과 저금으로 부를 축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얻어 최근 공중파까지 진출했다. 지난 19일부터 KBS2 TV에서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토요일 총 6회 분량으로 방송한다.

 

반면 소비를 두려워하지 않는 일부 ‘욜로족’들은 가치 경험을 가장 중요시한다. 큰돈이 드는 여행을 두려워하지 않고 월세를 살면서 외제차를 끌고 다니기도 한다. 이들은 현재의 만족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따라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택시를 탑승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고 모임에 따른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경조사나 사람 만날 일 자체를 줄여 돈을 모으겠다는 일부 20~30대와 반대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젊은층 대부분이 자신을 ‘욜로족’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총 946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나를 위한 소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들어 나를 위한 소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93%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본인을 위해 최대 얼마까지 소비했냐’는 질문에는 ‘100만원 이상’ 지불했다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50만원’이 19%, ‘10~20만원’이 14%, ‘50~80만원’이 13%로 뒤를 이었다.

현재의 만족감을 위해서는 의류나 여행에 돈을 썼다. 최근 스스로를 위해 구입한 품목 중 가장 비싼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는 의류 및 패션 잡화가 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항공권이나 숙박권 등 여행관련 상품이 17%, 화장품 등 뷰티제품이 11%, 게임·드론 등 취미용품이 11%를 차지했다.

이같은 소비 양극화 패턴은 일종의 ‘불안감’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 성인남녀 830명을 대상으로 ‘욜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인 84.1%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40대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욜로족 응답자의 28.8%, 그렇지 않은 응답자의 33%가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욜로족들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돈을 아끼기 위해 주변 지인을 만나는 횟수조차 통제한다는 김수연(26)씨는 “주변에서는 욜로 라이프를 즐기고 있지만 그럴 여력이 없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계약직이 끝나면 또 취업이 어떻게 될지 몰라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며 “통장에 늘어나는 금액을 보면 그래도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 같다. 가끔은 뿌듯한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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