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인터넷방송으로 신상 알려진 여성 찾아가 살해...“또 여혐 살인” 분노 일어
30대 남성, 인터넷방송으로 신상 알려진 여성 찾아가 살해...“또 여혐 살인” 분노 일어
  • 이세아 기자
  • 승인 2017.08.01 17:16
  • 수정 2017-08-02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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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BJ 방송 출연 후 신상 유포된 왁싱샵 ‘여주인’ 타겟

손님 가장해 찾아가 살해...현금 빼앗아 달아나

SNS선 ‘#여혐살인사건’ 해시태그 운동 진행중

 

유명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며 신상이 알려진 여성을 찾아가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30대 남성이 구속 기소됐다. SNS에선 이를 “여성혐오에 의한 계획살인”으로 명명하고 분노와 슬픔을 공유하는 해시태그 운동이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에 따르면 배모(31) 씨는 지난달 5일 오후 8시21분쯤 서울 강남구의 왁싱 업소를 찾아가 주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배 씨는 지난 5월 한 인터넷 방송을 통해 A씨가 홀로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을 알고 범행을 결심했다. 해당 방송은 유명 남성 BJ가 A씨의 업소에서 왁싱 시술을 받는 내용으로 업소명, 업소 위치, A씨의 얼굴 등이 모두 노출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됐다. 배 씨도 A씨의 카톡 ID를 어렵지 않게 알아내 왁싱 시술을 예약했다.

 

배 씨는 지난 5월 모 유명 BJ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A씨의 신상과 업소 위치를 파악, 범행을 계획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배 씨는 지난 5월 모 유명 BJ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A씨의 신상과 업소 위치를 파악, 범행을 계획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범행 당일, 배 씨는 A씨에게 약 40분간 시술을 받은 후, 미리 준비한 식칼로 A씨를 찔러 살해했다. A씨의 숨이 끊어지기 전 강간도 시도했다. A씨의 체크카드와 휴대전화를 빼앗은 배 씨는 인근 자동화기기(ATM)에서 A씨 계좌의 현금 200만원을 인출했다. 경찰은 피해자 지인의 신고를 받고 범행 7시간 만에 현장 인근에서 배 씨를 붙잡았다. 배 씨는 강도살인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기소됐다. 

배 씨는 지난 2년간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하며 600만원의 카드빚을 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트위터 등 SNS에서는 ‘#왁싱샵여혐살인사건’ ‘#남BJ시청남_여혐살인사건’ 등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됐다. 범인이 여성의 신상을 사전 파악 후 미리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많은 여성들이 ‘나도 언제 피해자가 될 지 모른다’는 불안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한 여성 보미(가명·25)씨는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신을 방어하기 힘든 처지의 ‘여성’임을 파악하고 범행을 계획해 실행했다고 한다. 이게 ‘페미사이드(여성살해)’가 아니면 무어냐”라며 “지난해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때도 그랬듯, 살해당한 여성은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생존한 이들이 이 사건이 갖는 여성혐오적 특성이 무시되는 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살인, 강도, 강간, 약취·유인 등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9명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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