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한국 정치사에 여성 당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한국 정치 역사상 첫 여성 당 대표는 박순천(1898~1983) 총재다. 1950년 대한부인회 소속으로 서울 종로 갑구에서 출마해 2대 국회의원이 됐다. 1호 여성 국회의원 임영신(1899~1977)에 이어 국회에 진출한 두번째 여성이었다. 박순천은 63년 민주당 창당(재건)대회에서 만장일치로 당 총재로 선임됐고, 65년에는 통합야당인 민중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남성 의원들의 공격에 “나랏일이 급한데 암탉·수탉 가리지 말고 써야지, 언제 저런 병아리를 길러 쓰겠냐”고 응수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두번째 여성 당대표는 박영숙(1932~2013) 전 의원이다. 여성운동의 대모인 그는 13대 국회에 평민당 전국구 1번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87년 김대중 후보의 대선 패배 뒤 평화민주당의 부총재와 총재 권한대행을 지냈다.

보수정당 첫 여성 당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1998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2004년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다. 대선 직전이던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라는 기록됐다.

또 다른 여성 당대표, 한명숙 전 총리는 1999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김대중정부에서 여성부 장관(2001~2003년)을, 노무현정부 때는 환경부 장관(2003~2004)을 지냈다. 그가 당대표로 선출된 것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 때였다. 당시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에 패배하자 한 대표는 취임 89일만에 사퇴했다. 같은 시기 통합진보당도 이정희·심상정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심상정 의원은 2015년 7월 정의당 경선에서 또 다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총선과 대선을 이끌었다. 특히 19대 대선에 출마해 중도 사퇴없이 완주해 6.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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