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 A씨가 결별 요구하자

커피스미스 대표 손모씨 협박

“언론에 꽃뱀이라고 알리겠다”

“동영상 유포” 협박, 금품 갈취도

 

여자친구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협박 등으로 금품을 갈취한 커피스미스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Flickr
여자친구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협박 등으로 금품을 갈취한 커피스미스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Flickr

여자친구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금품을 갈취한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스미스 대표 손모(48)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오히려 손씨의 전 여자친구인 방송인 A씨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의 전후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협박 당사자인 손씨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언론과 SNS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유포’ 협박은 성폭력특별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법률에 위반되는 심각한 협박 행위지만, 손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언론을 통해 구체적 사실까지 적시하며 A씨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이진동)는 협박과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커피스미스 대표 손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손씨는 2013년 7월부터 여자 연예인 A씨와 교제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던 중 A씨가 결별을 요구하자 손씨는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A씨에게 “깨끗이 헤어지고 싶으면 너에게 쓴 돈과 선물들을 내놔라” “1억원을 내놓지 않으면 언론과 소속사에 꽃뱀이라고 알려 방송을 못하게 하겠다” 등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동영상 유포와 관련해 손씨는 ‘나는 오히려 홍보효과로 사업에 도움 될 것이고 재력가로 소문나니 나쁠 것 없다’며 ‘1시간 후에 꼭 인터넷 봐라. 전화기 꺼놓고 자고’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A씨는 손씨에게 1억6000만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씨는 지난해 3~7월 사이 또다시 A씨에게 자신이 선물한 가구를 비롯해 이사·여행·카드·비용, 월세 등 현금 10억원을 요구했다.

결국 A씨는 지난 4월 손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조사결과 손씨가 말한 동영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손씨의 감정기복과 여자 문제 등을 이유로 헤어지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1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협박과 공갈로 기소된 것은 맞지만 가만히 있는 사람을 협박한 건 아니다”라며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상대방 측에) 1월부터 혼인빙자사기로 민사소송을 청구했다. 1년 반 동안 잘 만나고 돈 쓰다가 (내가) ‘결혼할 거냐 안 할 거냐’ 물었더니 잠수탔다”며 “당한 게 억울해서 (쓴 돈) 갖고 오라고 했는데 검찰은 그걸 협박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결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동영상 유포하겠다’ ‘꽃뱀이라고 소문내 방송 출연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한 손씨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건의 전후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A씨는 이미 ‘꽃뱀’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많은 여성이 남성들에 의해 ‘리벤지 포르노’ 등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겪는다는 점에서 손씨의 ‘동영상 유포’ 협박은 그 심각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여성 연예인들은 ‘성관계 동영상’ 유포 혹은 루머로 인해 큰 타격을 입어야 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동영상 유포’ 협박은 성폭력특별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정통망법) 법률에 위반되는 협박 행위이므로 일반 협박보다 더 중하게 처벌된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손씨의 협박은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고, 불안감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또 이 변호사는 손씨가 언론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구체적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인터뷰 등으로 A씨 명예를 훼손했다는 설명이다.

A씨의 혼인빙자사기죄 혐의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손씨는 A씨가 혼인할 의사가 전혀 없었음을 문자메시지 등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이상 A씨가 손씨와 교제할 당시 혼인할 마음이 없었다는 걸 입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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