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옥선·박옥선·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외교부장관 돼서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 해결해달라”
위안부 연구자와 여성단체들에 이어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공식 지지했다. 피해 당사자들까지 나서 ‘위안부 문제 해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강 후보자의 장관 인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위안부 피해자인 박옥선(94)·이옥선(91)·이용수(90) 할머니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 후보자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지지 선언을 했다.
이날 할머니들은 양기대 광명시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이 예정돼있었다. 나눔의집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도를 시청하던 할머니들이 “피해당사자로서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해 긴급 기자회견이 마련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한일위안부합의를 한) 외교통상부는 일본통상부였다”며 “강경화(후보자)가 대한민국의 외교통상부 장관이 됐으면 좋겠다. (강 후보자가) 우리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강 후보자가 장관도 되기 전에 할머니들을 찾아왔다. 너무 서럽고 외롭고 한 상황에 그 분이 와서 위로를 해줬다”며 “아파 누워있는 할머니들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귀한 손님이 왔는데 드릴 게 없었다. 눈물 흘리는 할머니들 쓰다듬어주고 위로해주는데 너무 고마운데 드릴 게 없어서 위안부 배지를 달아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청문회 보니까 고맙다고 해도 시원찮은 판에 ‘배지를 왜 달았냐’, ‘왜 찾아갔냐’라니 건방지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자는 지난 2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받은 배지를 달고 청문회에 참석했다. 나눔의집에 따르면 배지는 지난 2일 강 후보자가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을 방문했을 당시 이옥선 할머니가 손수 달아준 것이다. 이옥선 할머니는 “우리 문제(위안부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뜻으로 배지를 달아줬다”고 말했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할머니들은 인권전문가인 강 후보자의 전문성 보고 판단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끝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며, 2015년 한일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 엔을 돌려주고 합의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옳은 정치, 대한민국 정치를 해서 위안부 문제만은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외교부가 피해자들을 여러 차례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를 설명했다는 주장에 대해 할머니들은 “설명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외교부가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외교부가 피해자 할머니들을 15번 만나 합의 내용을 설명했고 5번이 나눔의 집이라고 했다”며 “외교부 차관이 명절에 피해자 위로 방문한 것이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사전 설명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