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원용 목사. ⓒ대화문화아카데미 제공
고 강원용 목사. ⓒ대화문화아카데미 제공

여해상 운영위원회는 제1회 여해상 본상 수상자로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이사장 이부영)를, 특별상에 노베르트 한스 클라인 목사를 선정했다.

여해상은 여해 강원용 목사(1917~2006)의 정신을 기려 사회·문화·종교 분야에서 인간화와 평화에 공헌한 인물이나 기관에 수여하는 상이다. 강원용 목사는 한국 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종교 지도자이자 평화 운동가였다.

재단법인 여해와함께는 올해 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여해상을 제정했다. 제1회 여해상 시상식은 오는 9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몽양 여운형은 일제강점기 당시 활동한 독립운동가이자 사상가다. 좌우 갈등을 넘어 민족 통합을 위해 노력했으며 그의 사상은 현재 우리사회에 유효한 가치로 남아있다. 강원용 목사는 해방 정국에서 몽양 선생이 테러로 서거할 때까지 그와 함께 좌우 융합의 노선을 지지했다. 개인적으로는 몽양을 경외하며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이에 여해상 운영위원회는 몽양의 사상을 계승·발전하는 일에 힘쓰고 있는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를 제1회 여해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이부영 이사장이 참석해 수상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해방의 기쁨이 분단의 슬픔으로 변한 가운데, 대화를 통해 자주독립통일국가를 세우려 했던 몽양 선생의 발자취는 탄압당하고 지워져버렸다”며 “여해상 수여는 그 뜻을 다시 높이 세워보라는 강원용 목사님의 권고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해상 수상이 여운형 선생에 대한 냉전적 차별을 거둬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독일 출신의 노베르트 한스 클라인 목사는 1965년 여해와함께의 전신인 크리스찬아카데미 설립·발전에 공헌한 바 있다. 독일 교회와 한국 교회의 가교로서 한국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봉사했다. 크리스찬아카데미가 시련을 겪던 1970년대 말, 하인리히 뤼브케 독일(서독) 대통령을 비롯해 독일 교회 지도자들의 성원을 이끌어내는 데도 기여했다.

노베르트 한스 클라인 목사는 “‘이 세계에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을 염려한 분이었고, 대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다”며 “대립과 갈등이 극심한 현대 사회에서는 진실한 노력이 뒷받침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비로소 공동의 인간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슈테판 아우러 주한 독일대사, 박경서 동국대 석좌교수 등이 참석한다. 강원용 목사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고 축사를 전할 예정이다.

여해상 운영위원회 측은 “우리사회 문제를 대화와 합의로 풀어나가고자 헌신했던 강원용 목사가 일생 동안 열망했던 인간화·대화·평화의 가치가 어디까지 왔는지 돌아보게 된다”며 “여해상 제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의 든든한 방파제가 돼온 ‘강원용’들을 기리고, 인간회복과 사랑을 우리 안에 현실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가나아트센터에선 오후 3시부터 강원용 목사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여해 문화제 ‘여해와 함께’가 열린다. 여해상 시상을 비롯해, 새로 출간한 여해 강원용 평전 소개, 여해의 기억을 공유한 이들과 미래 세대가 모여 여해의 사상과 실천을 이어받고자 다짐하는 공동체 시간 ‘여해와 함께 하는 향연’ 등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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