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여성네트워크, 세 자매와 어머니

10km 참가한 제임스 최 호주대사

 

제17회 여성마라톤대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17회 여성마라톤대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17회 여성마라톤대회에선 톡톡 튀는 이색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 등 다양한 참가자들은 후일담을 나누기 바빴다. 마라톤 후 숨을 고르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몸에 무지개 깃발을 두르고 참가한 퀴어여성네트워크 회원들은 “여성마라톤대회라 여성들만 참가하는 줄 알았는데, 남성·장애인·성소수자 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더라. 각자 주장하는 바를 달고 뛰는 게 좋아보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 완주했다는 데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뛰었다는 게 기분 좋았고, 앞서 가는 무지개 깃발들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다”고 강조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여성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22개월 된 아이와 어머니, 언니, 동생과 함께 참가했다는 김지선(서울 강북구·32)씨는 “유모차 밀고 완주하느라 힘들었지만 재밌었다. 내년에도 참가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나들이 나와서 즐겁네요. 너무 재밌었어요. 하하하.” 어머니 채정숙(57)씨, 언니 김지미(37)씨, 동생 김혜진(29)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반려견 초롱이와 함께 마라톤에 참가한 50대 부부. ⓒ강푸름 기자
반려견 초롱이와 함께 마라톤에 참가한 50대 부부. ⓒ강푸름 기자

서울 목동에서 온 50대 부부는 반려견과 함께 걸었다. 7개월 된 골든 리트리버 ‘초롱이’는 분홍색 꼬까옷을 입고 나들이를 나와 기분이 좋아보였다. 부부는 “초롱이가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아 우리도 즐겁다”고 말했다.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는 이날 10km 코스에 참가해 4위로 들어왔다. 최 대사는 “달리기를 원래 좋아한다”며 “여성을 중심에 두고 진행하는 마라톤이 드문데 참여하게 돼 매우 즐겁고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히포시는 여성차별 철폐를 위한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히포시 캠페인을 응원하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최 대사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히포시는 적절한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히포시 정신으로 성평등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여성신문과 서울시가 공동주최한 ‘2017 여성마라톤대회’는 ‘오늘의 나, 내일을 달린다’라는 슬로건 아래 8000여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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