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처럼 생긴 실리콘 컵 ‘월경컵’

편하다, 생리통 준다, 냄새 없다 등

사용후기 늘면서 월경컵 관심 급증

한 번 구매하면 10년 사용은 거뜬

미국·유럽에선 레나컵·디바컵·루넷컵 등

30여개 브랜드 경쟁하며 시장도 성장

월경용품 선택권 차원서 정보 필요해

 

질 안에 삽입해 혈을 받아내는 월경컵은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과 일회용 생리대를 주로 사용하던 국내 여성들 사이에 그야말로 ‘핫’하다. ⓒLunette Cup
질 안에 삽입해 혈을 받아내는 월경컵은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과 일회용 생리대를 주로 사용하던 국내 여성들 사이에 그야말로 ‘핫’하다. ⓒLunette Cup

“생리대는 이제 절대 못써요.” 2014년부터 월경컵(생리컵)을 사용해온 김수정(26)씨는 주변에 월경컵 사용을 권할 만큼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생리대를 사용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생리대에 비해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친환경적인데다 10년은 거뜬하게 사용할 수 있고, 생리할 때 굴 낳는 느낌도 없다”며 “특히 자신의 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어 여성들이 한 번씩 시도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종 모양처럼 생긴 실리콘 컵인 ‘월경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질 안에 삽입해 혈을 받아내는 월경컵은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과 일회용 생리대를 주로 사용하던 국내 여성들 사이에 그야말로 ‘핫’하다. 먼저 사용해 본 여성들의 입소문이 월경컵의 인기를 이끌었다. 최근 생리대에서 독성물질이 포함된 휘발성 화합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월경컵 같은 대안월경용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 없다보니 직구는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월경컵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함이다. ⓒErrikaboo
월경컵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함이다. ⓒErrikaboo

먼저 월경컵을 사용해본 이들이 꼽는 월경컵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함이다. 월경혈이 밖으로 나와 산화할 일이 없으니 냄새가 날리 없고, 2~4시간 마다 갈아줘야 하는 생리대에 비해 자주 갈아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세척 방법도 간단하다. 사용할 때는 물이나 세정제로 닦아주고, 평소엔 끓는 물에 5~10분 정도 소독해 보관하면 된다. 이 때문에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말을 넘어 “질의 삶이 달라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지앤모어 전략기획팀장인 노아림(30)씨도 “밤에 잘 때 샐 걱정이 없으니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리대를 사용하는 이들 중엔 밤마다 월경혈이 새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잠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월경컵은 그럴 걱정이 없다. 월경컵 사용 3개월차인 그는 “처음엔 질 안에 손가락을 넣는 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삽입과 제거가 쉬웠다”고 했다. 노씨는 특히 “생리대에 묻는 피는 검거나 뭉쳐있는 경우도 많고 냄새도 났다”면서 “하지만 월경컵에선 월경혈의 형태를 제대로 볼 수 있어 피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고 했다.

월경컵은 최대 10년까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고, 월경컵 사용 이후 월경통이 줄었다는 후기도 볼 수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선 70년 전부터 판매를 시작해 현재 30여개 브랜드가 출시돼 있다. 국내에선 ‘해외직구’를 통해 레나컵을 비롯해 디바컵, 페미사이클, 루넷컵 등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 없어 오로지 직구를 통해서만 손에 넣을 수 있어서다. 다행히 월경컵 마니아들이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월경컵 직구 방법도 공유하면서 장벽은 많이 낮아졌다. 배송료를 포함해 3~4만원이면 아마존과 수십개에 달하는 월경컵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월경컵을 사용하기 전에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제품에 대한 정보와 사용법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월경컵을 사용하기 전에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제품에 대한 정보와 사용법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고금숙(39) 여성환경연대 팀장은 10년 전 재사용 월경용품에 대한 관심으로 월경컵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중간에 잃어버려 면생리대를 썼는데 밖에서 처리하는 게 불편해 다시 월경컵을 구입했는데, ‘이거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편했다”고 했다. 최근 월경컵 사용자 50여명을 만나 인터뷰한 고 팀장은 “사용자 대부분이 월경컵의 편안함에 대해 크게 만족했다”며 “‘월경컵은 신세계’라는 후기가 정말 많았다”고 소개했다. 물론 월경컵이 생리통을 없애주는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월경컵 사용 이후 허리통증이 심해지거나 없었던 골반통이 생기는 부작용 사례도 종종 있다. 그러나 고 팀장은 여성들이 다양한 월경용품을 접하며 자신에게 가장 잘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학교 성교육 시간에 생리대뿐만 아니라 월경컵에 대해서도 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월경용품 선택권 차원에서라도 그동안 개인 정보로만 공유된 월경컵 정보를 공공부문에서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월경컵을 사용하기 전에 자신의 몸을 제대로 아는 게 가장 중요하고 제품에 대한 정보와 사용법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올바른 사용방법과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Tip. 월경컵 올바르게 사용하기 (자료제공: 이지앤모어)

 

<월경컵 삽입하기>

* 처음 사용하기 전에 끓는 물에 월경컵을 넣어 5~10분 간 소독한다.

①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② 자신에게 맞는 월경컵 접는 방법을 선택한다.

· C자 접기 : 월경컵을 평평하게 누른 후, 알파벳 C 모양이 되도록 반으로 접기

· 7자 접기 : 월경컵을 평평하게 누른 후, 한쪽 모서리를 접어 숫자 7 모양으로 만들기

· 펀치다운 접기 : 월경컵 크기를 더 작게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손가락으로 월경컵의 가장자리 부분을 안쪽으로 눌러 접기

 

월경컵 접는 법 ⓒLENA Cup
월경컵 접는 법 ⓒLENA Cup

③ 쪼그려 앉거나 한쪽 다리를 올리거나 변기에서 살짝 엉덩이를 든 승마자세 등 월경컵을 질 내부에 삽입하기 편안한 자세를 잡는다.

④ 몸의 힘을 뺀 후, 접힌 상태의 월경컵을 엉덩이 쪽으로 향하도록 질 내부에 삽입한다.

⑤ 질 내부에 완전히 삽입 후, 월경컵을 부드럽게 놓아주면 월경컵이 접힌 상태에서 펴지면서 질 벽에 고정된다. 월경컵 아래 부분을 눌러준 후, 360도 회전시키면 월경컵이 질 내부에서 잘 펴진다.

 

<월경컵 제거하기>

*월경컵의 손잡이(stem) 부분만 잡고 아래쪽으로 당기면 내부의 기압이 낮아져 그대로 꺼내기 힘들다. 케겔 운동을 통해 월경컵을 밑으로 내려오게 한 다음 월경컵 아래 부분을 눌러서 공기를 빼준 후, 제거해줘야 한다.

①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② 월경컵 삽입 시와 마찬가지로 편안한 자세를 잡아준 후,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③ 손가락을 넣어 월경컵의 아래 부분을 살짝 눌러 공기를 뺀다.

④ 월경컵의 아래 부분을 잡고 좌우로 천천히 움직이며 밑으로 잡아 당겨준다.

⑤ 혈이 쏟아지지 않게 기울여서 월경컵을 완전히 제거한다.

⑥ 월경컵을 비우고 뜨거운 물로 씻어준 후 다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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