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알아야 인터넷기업서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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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영(30) 마케팅팀장은 잘 나가는 신세대이다. 하나로통신, 야후에서는 최초로 가장 젊은 과장 타이틀을 거머쥐었었고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2월 자리를 옮긴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업체인 세이큐피드닷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하반기엔 미국지사장으로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오 팀장은 “너무 튀어서 일찍 쓴 맛을 봤다”고 털어 놓는다. 남자였으면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문제로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가 들려준 전 회사에서의 몇가지 에피소드를 보자. 사내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웠다가 외부손님이 보면 회사 이미지 망친다고 소란을 피운 남자사원들 때문에 난리가 났었다. 물론 그는 “난 담배를 끊을 수 없다”고 공표했다. 보라색으로 염색한 머리도 문제였다.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소위 신세대를 상대로 장사를 해야 하는 업무임에도 사고방식은 여전히 샐러리맨들이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신세대 트렌드가 어떤지 물어보면 정작 아무 대답도 못했다.”

여자상사를 모실 준비가 안되어 있는 남자들 때문에 ‘몸조심’을 해야 하기도 했다. 기존의 사규를 무시한 채 7명의 대리급 남자를 제치고 과장으로 승진되었을 때 아무도 그를 과장님이라고 불러주는 사원이 없었다. 지시도 따르지 않아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술로도 안 풀리더라”고 오 팀장은 웃었다. 급기야 오 팀장을 향해 컵을 던지고 목을 조르며 행패를 부리는 남자사원을 뒤로 한 채 과장으로 승진한 지 3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인터넷은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 성공한다. 트렌드를 모르면 인터넷 기업에 다닐 생각을 마라. 그리고 내 능력은 연봉으로 평가받는다.”

오 팀장은 현재 회사에서 팀원들이 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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