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추모촛불문화제’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렸다. 피해자 친구 이한주씨가 발언하고 있다. ⓒ여성신문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추모촛불문화제’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렸다. 피해자 친구 이한주씨가 발언하고 있다. ⓒ여성신문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추모촛불문화제 

‘죽지않고 일할 권리를’ 포스트잇 붙이며 고인 기려 

대책위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안전대책 세워야”

‘알바노동자 살해 사건은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닙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생존을 걸고 알바노동하기 싫습니다’, ‘내 주변의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 CU의 뻔뻔함으로 불린 배를 규탄합니다’, ‘알바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알바노동자는 이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곳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13일 저녁 서울 선릉역으로 향하던 퇴근길 직장인들의 시선이 BGF리테일 본사 건물 입구에 머물렀다.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이다. 이날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 30여명은 추모촛불문화제를 열어 피해자를 기리고 CU편의점 가맹본사인 BGF리테일을 규탄했다.

 

명숙 인권사랑방 활동가는 “면피용 사과로 재발방지대책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신문
명숙 인권사랑방 활동가는 “면피용 사과로 재발방지대책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신문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추모촛불문화제 ‘CU 홍석조 회장, 박재구 대표, 이걸 사과라고 하셨습니까?를 진행했다. ⓒ여성신문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추모촛불문화제 ‘CU 홍석조 회장, 박재구 대표, 이걸 사과라고 하셨습니까?를 진행했다. ⓒ여성신문

건물 앞을 막아선 BGF리테일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모발언도 이어졌다. 피해자 친구 이한주(남·36) 씨는 “2016년 12월 14일 새벽 편의점에서 일하던 친구가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100일이 지나도록 연락 한 통 없던 CU가 홈페이지에 팝업 사과문을 올린 것을 보고 정말 화가 났다. 면피용 사과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인의 유가족 앞에 나와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촛불의 열망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 노동자 한 명의 죽음 절대 잊을 수 없다”며 “면피용 사과로 재발방지대책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대로 된 사과가 있어야 재발 방지가 된다. 사과는 당사자에게 하는 것이다.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인권 없는 세상 반드시 바꿔야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가현 알바노조위원장은 “본사는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위험을 떠넘기고 모른 체 하고 있다. 안전장치 교육도 안 되고 있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CU는 반성하고, 공개적으로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신민주 인권네트워크 사람들 활동가는 “CU는 사과문을 올렸다고 하지만 잠깐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한 달 동안 게시해놓은 것도 아니다”며 “최소한의 사과, 재발방지 대책을 원한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인격체로 대우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BGF리테일 본사 유리창에 추모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을 부착하는 과정에서 BGF리테일 본사측 경호원들과 언쟁이 생기기도 했다. 경호원들은 “시민들이 지나가는 데 불편함을 주면 안 된다. 개인 소유인 건물에다 포스트잇을 붙이지 말라”고 반대했다. 그러나 시민대책위는 “잠깐이나마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으로 피해자의 넋을 기릴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포스트잇을 붙이던 성공회대 학생 이모(22)씨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추모촛불문화제’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추모촛불문화제’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추모촛불문화제’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추모촛불문화제’가 13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대책위는 이날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의 공식 사과와 △유가족에게 합당한 보상 △편의점 알바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과 △야간영업유도정책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익은 본사가 위험은 알바가” “알바는 소모품이 아니다” “홍석조, 박재구는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CU는 진정성있는 책임을 보여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안전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이번 CU편의점 사건에서 세월호의 과적, 콜센터의 콜수 압박과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를 목격했다”며 “편의점 노동자를 카운터가 감싸고 있고, 나갈 수 있는 곳은 쪽문밖에 없다. 절대 도망갈 수 없는 구조다. 포스기 앞에 물건을 쌓아놓으면 잘 팔릴 거란 기업의 판단에서다”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은 1조를 벌었다. 편의점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성장했다. 편의점에서 폭행, 강간, 강제추행, 방화 등 사건이 발생한다. 70%의 노동자가 폭언을 겪었다. 위험을 지고하는 노동이라는 걸 알고 있다. 본사에 책임이 있다. 이윤의 감옥을 걷어내야 한다. CCTV밖에 없는 안전대책이 아닌,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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