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님·포니·회사원A 등 유튜버 뷰티업계 대세로

론칭 하루 만에 완판, 자체 브랜드도 선보여

친밀감으로 쌓은 신뢰감에 소비자 호응 높아

유튜버 영입, 제품 출시에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왼쪽부터 뷰티 유튜버 포니, 윤쨔미, 회사원A. 이들은 각각 미미박스, 에이블씨엔씨의 어퓨, 미샤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미미박스·에이블씨엔씨
왼쪽부터 뷰티 유튜버 포니, 윤쨔미, 회사원A. 이들은 각각 미미박스, 에이블씨엔씨의 어퓨, 미샤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미미박스·에이블씨엔씨

평소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는 직장인 박소윤(25)씨는 “유명 뷰티 유튜버 영상을 보면서 화장법이나 화장 지식을 배우는 게 취미”라며 “얼마 전에도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 여러 개를 구매했다. 이미지 중심의 TV 광고보다는 기존에 잘 알던 친숙한 이미지의 유튜버가 추천해주는 제품에 신뢰감이 들고 사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제품 구매시 유튜브(Youtube, 전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를 참고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뷰티업계도 ‘유튜브 마케팅’에 한창이다.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개인 업로더 ‘유튜버’가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상한 것이다. 마케팅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기업이 자사 제품을 영상에 나오도록 협찬해주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홍보비용이 적게 들고, 글로벌 뷰티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제품의 장단점을 소비자 입장에서 친근하게 알려주고, 전문 지식을 토대로 소개해준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유튜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명하지 않았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한다. 구독자 120만명을 돌파한 뷰티 유튜버 ‘씬님’은 지난해 뷰티 큐레이션 커머스 글로시데이즈와 협업해 파우치 세트를 선보였다. 이 파우치 세트는 하루 만에 3000개가 완판됐다. 개당 1만9900원으로 하루 만에 총 5970만원을 번 셈이다. 인기 유튜버 ‘포니’의 구독자 수는 총 240만명, 누적 조회 수는 9000만건을 넘는다. 그가 미미박스와 협업해 선보인 ‘샤인이지글램’은 론칭 40분만에 2만5000개가 매진됐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유튜버들과의 영상 콘텐츠 협업은 기업의 제품을 다양한 관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방식”이라며 “제품 페이지나 매장에서 전달하기 어려운 상세한 브랜드 스토리들뿐 아니라 기업 내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다양한 요소를 뷰티 유튜버들을 통해 전달하면서 더 많은 고객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직접 유튜버들과 협업하는 형태도 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해 10월부터 피현정 뷰티디렉터와 함께 ‘착한성분 화장품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는 매월 대표 브랜드 상품 2~30여 종을 모아놓고 판매처, 공식홈, 성분분석앱, 패키지 등의 전성분을 체크해 알레르기와 주의성분 유무를 가려내고 각 성분별 함량, 제품의 성능과 가격 등을 비교분석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피현정은 국내 1세대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유튜브 채널 ‘디렉터파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에이블씨엔씨도 유튜버 협업 제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샤는 지난해 구독자 100만 명의 ‘회사원A’와 ‘회사원 A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어퓨도 작년 6월 뷰티 크리에이터 ‘윤쨔미’와 함께 신제품 ‘윤쨔미 에디션’을 출시했다. 윤쨔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55만여 명에 이른다. 기획 단계부터 윤쨔미의 적극 참여로 제품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미미박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니’와 2014년부터 현재까지 1~3 시즌에 걸쳐 제품을 선보였다. 시즌1때는 준비수량 2만5000개가 4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또 연두콩, 소영, 다영, 경선과도 유튜버 라인을 출시했다. 미미박스 관계자는 “협업 제품의 경우, 그 당시 유튜버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해 고객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며 “유튜버들의 인지도나 신뢰도를 바탕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지금까지도 많은 브랜드들이 유튜버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고 기획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뷰티 유튜버 레오제이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뷰티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한 아이돌이 나와서 어떤 브랜드 제품이 좋다고 하면 하루 만에 제품이 매진되는 일이 벌어진다. 유튜버들의 영향력도 이에 못지않다. 뷰티 업계도 이를 노리고 유명 뷰티 유튜버들을 영입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이 유튜버 영입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품 이미지에 대한 지속성이나 품질 테스트와 같은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제품 출시만 앞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뷰티업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유명 유튜버와 협업하고 싶어 하는 경쟁 양상이 과열되고 있다”며 “수익성만을 바라보고 제품 출시에 급급하기 보다는 유튜버 이미지와 맞는 제품 개발과 품질에 더욱 공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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