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이행관리원 2년...양육비 받은 미혼모(부) 35명 그쳐
양육비이행관리원 2년...양육비 받은 미혼모(부) 35명 그쳐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4.10 15:13
  • 수정 2017-05-1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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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부), 양육비 이행 신청해도 성사 가능성 낮아

한부모 전체는 16.38%, 미혼모(부)는 6.53% 받아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정보 조회 권한 확대해야”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지난 2년여 간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미혼모(부)는 취재 결과 35건으로 나타났다. ⓒ박규영 디자이너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지난 2년여 간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미혼모(부)는 취재 결과 35건으로 나타났다. ⓒ박규영 디자이너

K씨는 대학생인 J씨와 교제 중 자녀를 임신하고, 출산해 미혼모가 됐다. J씨는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임을 확인했다. 이들은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양육비 협의를 시작했으나 J씨가 학생인데다 소득이라고는 매달 아르바이트로 버는 50만원뿐이어서 양육비 협의가 쉽지 않았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은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협의 방안을 찾다보니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30만원, 초등학교 때는 40만원, 중학교 때는 60만원, 고등학교 때는 80만원을 받는 것으로 최종 중재했다.

한부모가정의 아동에게 필요한 양육비가 잘 지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설립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L씨처럼 이곳을 통해 양육비를 받는 미혼모는 극소수에 불과해 양육비 이행에 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지난 2년여 간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미혼모(부)는 취재 결과 35건으로 확인됐다. 한부모 전체 양육비 지급건수 1558건 중 2.2% 규모다. 지급 신청 건수를 비교해도 전체 접수 9511건 중 536건에 불과해 5.6%에 그쳤다 . 성사율을 계산해보면 한부모 전체 신청 건수 9511건 중 지급 건수 1558건은 16.38%이지만, 미혼모 신청 건수 536건 중 지급 건수는 35건은 6.53%에 불과해 미혼모(부)의 경우 양육비를 받을 확률이 10%p가량 차이가 나타났다.

매년 신규로 발생하는 미혼모는 2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는 추정하고 있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미혼모 수는 2만4487명이다. 최근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미혼모가 자신의 아이를 마음 놓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은 조성되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혼모들의 경제적 어려움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10~20대처럼 아이를 키울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출산하고 양육하는 과정에서 친부 또는 친모와 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또 가족들이 원치 않는 출산으로 인해 관계가 멀어지는 경우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된다. 이들은 혼자 양육을 전담하다보니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워 돈을 벌기 힘든 경우도 많다.

양육비 지급 이행은 중요하지만 정작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한 미혼모의 양육비 수급이 저조한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애초에 양육비 이행 관리 제도가 있는지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알아도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미혼모 관련 단체들은 말한다.

무엇보다 양육비 지급 이행을 신청해봐야 소용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박영미 대표는 “신청해도 받지 못한다는 소문이 당사자들 사이에 나기도 하고, 상담받다가 소송 절차의 어렵다는 생각을 하거나 상대방의 형편을 고려해 중도 포기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고 말한다.

제도적 허점도 존재한다. 한국한부모연합 전영순 대표는 “기초수급 당사자가 양육비를 받게 되면 수급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애초에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양육비를 지속적으로 받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기초수급 탈락의 위험을 감수하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양육비 이행을 늘리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과 제도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일부 미혼모단체들 조차 미혼모들이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양육비 지급받은 사례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박영미 대표는 “양육비 이행을 신청해서 소송하면 이길 수 있고 받는다는 긍정적인 소문이 나야 하는데 소문이 날만한 성과가 별로 없다는 게 한계”라고 지적했다.

양육비이행관리원과 미혼모단체들은 미혼모의 양육비 지급 이행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에 청구와 관련한 제도 개선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친자확인 인지소송이다. 미혼모가 양육비를 받으려면 친부의 신원부터 확정해야 하는데, 주민등록번호까지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 전화번호와 은행 계좌번호 정도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정보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서 조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양육비이행관리원 측은 친자확인을 위한 정보 조회 권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지소송 절차를 거쳐 양육비이행관리원의 도움으로 양육비 청구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법적으로 채무자 신분이 됐지만 재산이 없다며 지급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무자의 재산을 파악하기 위해 본인의 동의 없이 금융자산조회를 할 수 있는 권한부터 이행관리원에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비양육부모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 조치도 병행돼야 한다. 박영미 대표는 “캐나다처럼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채무자에게 출국금지나 운전면허 금지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도 있지만 아이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더 심각하기 때문에 경중에 따라 우선 순위를 매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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