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올해 주제는 ‘여성 경제권 강화’

여성 잠재력 활용시 10년 12조원 글로벌 성장 효과

유엔여성-ILO 남녀임금격차 해소 위한 새 캠페인 시동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 여성 총재(왼쪽)와 배우 패스티샤 아퀘트가 남녀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강도질을 멈춰라(#StopTheRobbery)’ 피켓을 들고 홍보하고 있다. ⓒUN Women/Ryan Brown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 여성 총재(왼쪽)와 배우 패스티샤 아퀘트가 남녀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강도질을 멈춰라(#StopTheRobbery)’ 피켓을 들고 홍보하고 있다. ⓒUN Women/Ryan Brown

“선진국들도 여전히 남성들이 지배하며 세계는 더 많은 여성 리더와 양성평등을 지지하는 남성들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3월 13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연례회의 개막식에서 여성 권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올해로 61차를 맞는 CSW는 전 세계 리더와 NGO, 유엔 회원국, 여성운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여성문제 관련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24일 폐막한 이번 CSW의 주제는 ‘세계 노동을 변화시키는 여성 경제권 강화’로 여성의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각종 장벽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 그에 따른 효과에 대해 논의했다.

 

제61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개막 연설 중인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UN Women/Ryan Brown
제61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개막 연설 중인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UN Women/Ryan Brown

구테흐스 사무총장 여성 권한 강화는 구조적인 장벽을 깨는 것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세계 경제에 10억 명의 여성이 새롭게 진입하며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면 새로운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며 양성평등으로 향후 10년간 12조원의 글로벌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또한 여성들이 평화협상 과정에 참여하면서 지난 15년 동안 지속가능한 평화의 가능성이 35% 상승했다며 유엔 회원국에 현재 3%에 머물러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 내 여성 비율을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교실과 경영진, 군대와 평화회담, 그 외 모든 생산 활동에 있어서 다양한 기회의 문을 여성들에게 개방할 때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유엔 여성과 국제노동기구(ILO)가 공동 주관하는 남녀임금격차(gender pay gap) 인식 향상 캠페인 ‘이퀄 페이 플랫폼 오브 챔피언스(Equal Pay Platform of Champions)’의 론칭 행사가 열렸다.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 여성 총재는 “월스트리트와 브라질 상점, 혹은 남아프리카 사탕수수 농장과 방글라데시의 상점에서 각각 일하는 여성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후 “그들 모두 다른 노동자와 동등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남녀의 임금 차이는 평균 23%로 여성은 같은 일을 하고도 남성의 77%의 임금만을 받고 있다. 이 수치는 일부 지역에서는 훨씬 심각하여 미국 여성은 남성의 60% 정도이며 남성의 4분의 1밖에 못 받는 터키 여성 같은 경우도 있다. 음람보-응쿠카 총재는 이와 같은 상황을 “‘대낮의 날강도’와 같은 일”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유엔 여성과 국제노동기구(ILO)가 공동 주관하는 남녀임금격차 인식 향상 캠페인 ‘이퀄 페이 플랫폼 오브 챔피언스(Equal Pay Platform of Champions)’의 론칭 행사에서 환호하는 참가자들. 연단에는 후원인인 패트리샤 아퀘트(왼쪽)과 애비 웜바크 . ⓒUN Women/Ryan Brown
유엔 여성과 국제노동기구(ILO)가 공동 주관하는 남녀임금격차 인식 향상 캠페인 ‘이퀄 페이 플랫폼 오브 챔피언스(Equal Pay Platform of Champions)’의 론칭 행사에서 환호하는 참가자들. 연단에는 후원인인 패트리샤 아퀘트(왼쪽)과 애비 웜바크 . ⓒUN Women/Ryan Brown

남녀 간 임금 차이는 생산 활동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이날 캠페인의 후원 집단으로 참가한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 애비 웜바크는 “올림픽에서 2번이나 금메달을 땄음에도 은퇴 후 공과금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면서 체육계 임금 차별을 지적했다. 또 다른 후원인인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는 “지난 해 남녀 임금 차이가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분석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간 임금 차이를 해소하는 데에는 7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세계경제포럼은 170년이 걸릴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이러한 임금 차이의 해소에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 분야의 선진국은 북유럽의 아이슬란드로 모든 분야에서 임금 평등을 선언한 첫 번째 국가다.

토르스타인 비그런손 아이슬란드 사회부 장관은 “아이슬란드는 1961년 임금차별금지법을 제정했으며 여전히 7%의 임금 차별이 남아있다”면서 “2022년까지 이를 완전히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CSW에선 임금뿐만 아니라 교육과 고용형태의 차별 문제도 제기됐다. 음람보-응구카 총재는 “세계 여성 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이며 일부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90%에 이른다”며 디지털 기술에의 접근이나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과목의 여성 교육 투자를 높여 현재 25%에 머물러 있는 디지털 산업의 여성 비율을 높여 ‘새로운 컬러’의 직업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와룰 카림 초드후리 전 유엔 사무부총장은 “평화 없이 발전은 불가능하며 발전 없이는 평화도 이뤄낼 수 없다 하지만 여성 없이는 평화도 발전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보수 돌봄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가 남성의 10배가 넘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0조원으로 인도와 일본, 브라질의 국민총생산(GDP)을 합친 금액보다 많다고 지적하며 이런 기여도가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성의 자원 접근도가 남성과 같은 수준이 된다면 굶주리는 사람을 1500만 명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61차 CSW는 여성 경제 권한 강화를 위한 합의안 결의로 마무리됐다. 결의안은 여성을 위한 정규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법적 조치 강화, 여성 경제 권한 강화를 위한 경제적 사회적 정책 시행과 기술 변화 훈련, 여성의 목소리 리더십 및 의사결정과정 강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남성의 77%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임금 차이는 아이가 있는 여성인 경우 더 크다. ⓒUN Women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남성의 77%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임금 차이는 아이가 있는 여성인 경우 더 크다. ⓒUN Women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의 비율은 남성이 76.1%, 여성이 49.6%이며 남성과 동등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이뤄지면 2025년까지 28조원의 글로벌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UN Women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의 비율은 남성이 76.1%, 여성이 49.6%이며 남성과 동등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이뤄지면 2025년까지 28조원의 글로벌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UN Women

 

여성의 경제활동은 서비스직(61.5%)에 치우쳐 있다. 여성 리더십은 매우 취약하여 의회 내 여성 비율은 23%, 500대 기업 CEO 중 여성은 5%에 불과하다. ⓒUN Women
여성의 경제활동은 서비스직(61.5%)에 치우쳐 있다. 여성 리더십은 매우 취약하여 의회 내 여성 비율은 23%, 500대 기업 CEO 중 여성은 5%에 불과하다. ⓒUN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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