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 ⓒ뉴시스·여성신문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 ⓒ뉴시스·여성신문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는 큰 그림에서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젠더의식이 엿보이지만 구체적 비전, 대안과의 연결점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 대표는 노동개혁과 정의로운 경제라는 보편적 패러다임에서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를 언급했다. 보편적인 정의 추구와 미래 사회체제 구축 속에서 젠더평등을 이뤄 나가겠다는 비전으로 이해해볼 수 있지만 연결점은 선명하지 않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는 “여성에게 어떤 희망을 주겠다는 건지 출마선언문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가장 아이를 낳기 어려운 나라’라는 단락 다음에 여성을 호명했기 때문에 맥락상 ‘가장 아이를 낳기 어려운 나라’와 ‘여성’을 연결해볼 수밖에 없다”며 “심 대표 역시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출산으로 여기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권 부대표는 또 “‘여성’은 형식적인 끼워 넣기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며 “노동과 관련해 많이 언급하지만 노동시장 내 젠더 차별과 이를 해결할 정책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심 대표는 여성 대통령 후보로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 선에서 끝날 게 아니라 여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며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주역이 여성이라고 해서 여성 후보인 심 대표가 여성리더십과 의제를 적극 개진하는데 대해 위축돼선 안 된다. 오히려 더욱 강한 성평등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출마선언문에서 ‘국민’을 가장 많이 언급(22)한 것을 빼면 진보진영 후보답게 ‘개혁’이란 단어를 주로 사용(21)했다. ‘정치’(18) ‘노동’(16) ‘사회’(13) ‘국가’(12)가 뒤를 이었다.

다른 어떤 후보보다 노동, 정치, 경제, 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노동개혁을 통한 복지국가 구축 비전을 제시하면서 노동개혁을 국정에서 제1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심 대표는 개인의 능력보다 정의당 후보로서 능력을 강조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정의당에 던지는 지지만큼 한국 사회는 개혁될 것입니다. (중략) 저는 정의당이 더 강해지는 만큼 우리 정치가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합니다”라는 표현을 보면 당의 존재감 과시를 위해 출마했다는 추론도 나온다. 심 대표가 지향하는 사회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노동복지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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