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왜곡된 성문화 답습하는 청소년들
[기자의 눈] 왜곡된 성문화 답습하는 청소년들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7.02.13 19:39
  • 수정 2021-01-05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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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재선·부산 사상구)의 18세 아들이 케이블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됐다. 곧 이어 그의 과거 행적에 대한 폭로가 시작됐다. 특히 청소년 신분으로 성매매를 암시하는 트위터 글이 퍼지면서, 장 의원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장 의원은 지난 12일 모든 당직에서 사퇴했다.

장 의원은 여당 소속이면서도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공격적인 증인 신문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의 부친은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이고, 모친은 사학재단 이사장으로 부산에 여러 개의 대학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일은 유복한 집안의 철없는 10대 벌인 해프닝이자, 수신제가를 못한 한 국회의원의 개인적 잘못으로 보일 수 있다.

반성폭력운동 단체의 생각은 다르다. 장 의원 아들의 의혹을 10대 남성의 성매매가 늘고 있는 현상의 단면이라고 보고 있다. 특수한 사례로 보아 넘길 게 아니라 문제의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10대 남성의 성 문제는 성경험 자체가 또래들 사이에서 우상화되는 상황에서 성인들의 왜곡된 성문화를 답습하면서 발생한다. 여기에다 연령을 초월한 온라인 공간이 성매매의 매개체가 되면서 청소년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디지털성폭력범죄 대항단체 DSO 하예나 대표는 “중학교 남학생들의 성매매 사례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끔씩 접한다”고 했다. 그는 “일단 그들 사이에는 성적 경험이 있다는 것 자체가 또래 사이에서 마치 업적을 세운듯 영웅시된다. 본인 스스로 SNS에 성매매 업소에 갔음을 자랑했던 남학생도 있다. 그러면 주변 남학생들도 가고 싶다며 동조한다”며 실상을 전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 조진경 대표는 “채팅앱을 모니터링하다 보면 10대라고 밝히며 조건만남을 시도하는 남성들을 종종 접한다”며 “꽤 많은 아이들이 성매수를 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익명화된 채팅앱에서는 성매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번에 장 의원의 아들은 계정이 드러나는 트위터를 이용했기 때문에 성매매를 시도했다는 꼬리가 잡혔지만 채팅앱은 증거를 남기지 않고도 이용 가능하다.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조 대표는 공급자인 성매매 업소와 알선업자까지 온라인에서 성업중이라는 점이 청소년 성매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군입대를 앞두고 업소에 찾아가서 ‘남자되기’를 하는데 이제는 성매매 업소가 온라인에 다 들어와 있기 때문에 앱이 성매매 장이 됐고 연령대도 낮아졌다. 성매매하러 어렵게 멀리 갈 필요 없고, 대상을 물색하는 것도 간편하다. 성매매가 일상화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당국은 랜덤채팅앱의 성매매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통신비밀보호법, 온라인서비스에 대한 과도한 제재, 과도한 기본권 침해 등을 이유로 든다. 그 사이  “남자들은 그렇게 크는 것”이라며 부추기는 남성들의 비뚤어진 성문화 속에서, 활짝 열린 유해 온라인 서비스에 발을 들이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저당잡아 정보통신산업을 활성화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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