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는 이미지 때문에 비교적 여성지지율이 높았던 이인제 국민
신당 후보는 여성관련 정책 질의를 받으면 곧잘 ‘후한’답변을 내
놓곤 했다. 지난 6월 신한국당 경선 무렵 여성부 신설과 여성할당제
의지를 묻는 물음에 거리낌없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던 이
후보는 당시 “여성부보다 여성처가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으며
“할당제는 많을수록 좋다”고 털어 놓은 바 있다. 본사가 11월초
주최한 여성정책토론회에서는 선거법을 고쳐 “지역대표를 줄이고
국회와 지방의회의 비례대표를 50% 가까이 확대, 여기서 반정도를
여성으로 공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로 오면서 여성공약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
이다. 이후보는 여성처를 주장해 왔던 것과는 달리 보건복지부를 사
회여성부로 개편 한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여성문제를 독자적으
로 전담하는 행정부서는 한계가 많다는 판단에서 보건복지부의 여성
관련 기능을 확대 강화하자는 안이다. 사회여성부 장관은 꼭 여성으
로 정해두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 비례직 할당비율도 줄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은
30%, 지방의원 비례대표 공천은 50%로 한다는 것이 최종공약이다.
이 후보측은 현실가능한 비율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인제 후보는 12월 6일 100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여성공
약은 10가지. 여성관련 정책 기구로서의 사회여성부 신설과 정책결
정 고위직 여성할당 및 여성채용할당과 함께 일반주부 대상의 공약,
남녀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양성평등교육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
다. 이인제 후보의 여성공약을 분야별로 최종 점검한다.
◈정책결정과정 참여확대
여성정책심의위,
대통령 자문기구로
정책결정과정에 여성의 참여 확대를 위해 기구를 대폭 정비하는 공
약을 내놓고 있다. ▲보건복지부를 사회여성부로 개편해 여성관련
정책을 조정, 관리, 집행 기능 강화한다 ▲국무총리 자문기구인 여성
정책심의위원회를 대통령 자문기구인 여성정책특별위원회로 승격 ▲
정부 각 부처와 공공기관 등에 남녀평등 실현을 위한 담당관제를 도
입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
정책결정 고위직에 여성의 참여 확대를 위해 제시한 할당제 비율은
▲장관급을 비롯 고위 임명직에 20% ▲국회의원 공천시 30% , 지
방의원 공천시 50% ▲정부 각종 위원회 여성참여 2천년까지 30%정
도이다. 또 ▲부지사, 부시장, 부군수 등의 여성임명 확대 ▲여성대
사 여성장군 임명 확대안도 포함됐으며 각종 국제회의의 정부대표단
구성시 여성참여를 점진적으로 30% 확대시키고 여성국제전문인력
육성지원안도 포함돼 있다.
◈경제활동 참여촉진
여성경제인지원법 제정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해 제시하고 있는 것은 ▲공공부문 여성
고용할당 실시, 민간부문 채용인센티브제 실시, 고위교직에 여교사,
여교수 임용비율 확대 ▲여성경제인지원법 제정 ▲취업정보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취업정보센터 운영 활성화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단체
의 ‘여성채용박람회’개최 지원 ▲능력위주의 인사, 급여체제 확립
▲직업에서의 남녀평등실현 ▲여성재고용제도를 도입하는 사업체에
게 고용보험을 통한 재고용장려금 지급확대 ▲여성근로자의 고용불
안 해소 등이다.
◈여성의 경쟁력 높이기
직업능력, 정보화 지원
여성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여성의 직업능력
개발, 여성의 정보화교육 확대, 여성의 사회교육 지원이다.
여성의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세부공약에는 ▲전문직종 여성고급인
력 양성 ▲산업체와의 연계강화로 교육연수기회 확대, 취업촉진, 공
공교육 및 직업훈련기관내 여성입학 할당제 도입 ▲경찰대학, 세무
대학, 철도전문대학 등 공무원 양성을 위한 특별교육기관의 여학생
입학비율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여성의 정보화교육 확대를 위해서
는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등 첨단분야의 능력개발교육을 확대해 정
보화된 고급 여성전문인력 양성 ▲실업고, 전문대학 등에서의 정보
화 교육지도 확대 ▲ 여성정보서비스센터 설치, 여성정보 통합관리
및 공유체계 확립 등을 마련해 두고 있다.
◈주부의 삶의 질 향상
1인1연금제 도입
주부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부의 연금수급권 인정을 강조하고
있다. ▲기초연금제 도입, 1인1연금제 개편 ▲최소가입기간을 현행
15년에서 5년으로 단축 조정 ▲별거나 이혼시에도 연금분할수급권을
인정한다는 것이 세부 내용이다.
▲주부의 가사노동가치 평가를 현실화하기 위해 상속세 증여세 등과
관련된 법규를 정비하고 ▲고3 수험생부터 우선적으로 학교급식을
실시, 점진적으로 중고교 전학년으로 확대해 주부의 가사노동을 경
감시킨다는 공약도 주부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된 것.
◈가정과 직장 양립지원
출산휴가 60일에서 90일로
여성의 직장생활을 원활히 하기 위해 ▲여성의 모성보호비용 사회화
▲육아휴직제 활성화 ▲보육서비스 확충과 질적 개선을 공약으로 내
놓고 있다. 모성보호비용을 사회화하기 위해서는 ▲출산휴가를 현행
60일에서 90일로 확대하고 ▲출산휴가비용을 의료보험에서 분담하도
록 하겠다는 것.
육아휴직제의 활성화 공약에는 ▲육아휴직장려금 수준 현실화 ▲육
아휴직비용 고용보험으로 분담 ▲육아휴직기관의 남녀분할사용제도
도입 등이 주요 항목.
이밖에 ▲공무원에게만 실시되고 있는 가족간호제 도입을 전직종으
로 확대 ▲남녀근로자 모두에게 월 1일의 유급 건강검진일 부여 ▲
탄력적 근무시간과 재택근무제도를 통한 근로시간의 효율적 활용 유
도 ▲방과후 초등학생의 교육방안 마련 ▲방과후 아동지도제 적극
실시 등도 마련돼 있다.
◈여성 인권보호
아동학대방지법 제정
여성인권 보호공약에는 성폭력·가정폭력방지법의 철저한 시행과
관련된 항목이 주를 이룬다. ▲가정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을 엄격히 시행해 조기 정착 유도 ▲아동학대방지법 제정 ▲성폭력
예방과 성문화 개선교육 ▲성폭력사건 전담경찰제 실시 등이다.
◈가족공동체 구현
호주제 점진적 폐지
건전한 가족가치관 확립과 가족공동체 구현을 위한 ‘가족’공약도
눈길을 끈다. ▲가족이기주의를 지양하고‘더불어 사는 가족상’제
시 ▲평등한 가족관계 확립을 위한 기능 강화 ▲호주제 점진적 폐
지, 민법, 국적법 등 가족관련법 개정 ▲부부간 가사노동 및 경제적
책임 공유 ▲노인복지 증진, 가족의 부양의무 사회분담화 ▲소생활
권 단위로 재가서비스 지원센터 설립 ▲치매전문요양시설 증설, 노
인정과 경노당을 문화생활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소년 소녀 가장 지
원 강화 ▲학원폭력 근절, 학령기 자녀 보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여성복지서비스
복지예산 확대 우선순위
여성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여성복지 예산 확대를 우선으로 하고 다
음으로는 저소득, 편부모, 미혼모 가정과 요보호여성 지원을 강조하
고 있다.
여성농어민 복지 증진을 위해서는 ▲농어촌여성 분만비의 보험급여
현실화 ▲보건소내 여성농민 건강관리센터 설치 ▲농어촌여성의 문
화 공간 확보를 마련해 두고 있으며, 여성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장애인 치료센터 및 장애인 휴식센터 설립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화 사회활동 지원
여성문화공간 확충
여성의 문화활동지원과 자원봉사활동 지원관련 공약도 준비돼 있다.
▲여성을 위한 문화공간 확충, 여성의 문화교육 지원, 여성문화의 질
적 향상 및 저변인구 확대 ▲자원봉사활동지원법 마련 ▲여성자원봉
사활동 제도화 ▲취업정보센터 및 자원활동센터를 통합 ▲여성사회
참여지원센터 설립 ▲여성의 취업 및 재취업 지원 ▲유휴여성 노동
력의 참여 촉진 등이 주요 내용.
◈남녀평등문화 정착
고교교과목에 여성학 개설
차세대의 여성의식을 높이기 위해 남녀평등문화 확산에 신경을 많
이 쓴 흔적이 보인다. 이를 위해 양성평등 교과목 개발, 양성평등교
육, 대중매체 성평등의식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양성평등 교과과정 개발을 위해 ▲학교교과서 심의기준을 마련, 성
차별적 내용 시정 ▲학교 교육과정에 양성평등의식 교육내용 강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여성학관련 교과목 개설계획을 수립한다는
것.
양성평등교육을 위해 ▲교사에 대한 남녀평등교육 강화 ▲직장 내
남녀평등교육 실시 장려 ▲국공립연수기관 남녀평등의식교육 의무화
▲사회교육기관에서의 남녀평등의식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