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초선의원부터 베테랑, 비정치인까지 다양

‘제2의 힐러리’ 누가 될까

 

왼쪽부터 카말라 해리스, 낸시 펠로시, 엘리자베스 워렌, 미셸 오바마, 클레어 맥카스킬. ⓒkamalaharris.org / pelosi.house.gov / warren.senate.gov / whitehouse.gov / mccaskill.senate.gov
왼쪽부터 카말라 해리스, 낸시 펠로시, 엘리자베스 워렌, 미셸 오바마, 클레어 맥카스킬. ⓒkamalaharris.org / pelosi.house.gov / warren.senate.gov / whitehouse.gov / mccaskill.senate.gov

2016년은 미국 여성계에서 역사적인 해였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은 실패했고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후 여성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미지수지만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여성 상원의원 수는 역대 최고 기록에서 1명 더 늘어났으며 여성 유색인종 의원의 비율이전에 비해 4배가 됐다. 대선에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의 마지막 연설처럼 가장 높은 유리천장에는 금이 갔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 무너질 수도 있다.

2017년을 앞두고 온라인 뉴스사이트 ‘버슬닷컴’은 2017년 ‘큰일을 낼’, 주목할 만한 여성 정치인 9명을 선정했다. 이들이 유리천장의 붕괴를 앞당길 주인공일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카말라 해리스는 대선 패배 후 충격에 빠진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얼굴이다. 인도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캘리포니아 주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검찰총장을 거쳐 이번 당선으로 미국 최초의 인도계 여성 상원이자 두 번째 흑인 여성 상원의원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최초의 흑인 여성 상원의원이라는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수년간의 주 검찰총장과 지방검사 경험으로 형사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안목을 가진 그는 지금 민주당이 필요로 하는 인재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연임에 성공한 낸시 펠로시는 민주당 상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직격탄을 가했다. 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도전장을 내민 팀 라이언 의원을 134표 대 63표라는 압도적은 표차로 따돌리며 승리한 것이다. 하지만 펠로시는 원내대표직을 잘 소화해 왔으며 당을 이끄는 방법을 알고 있다. 민주당 당원들도 그 사실을 인식하기에 그에게 투표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워렌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힐러리 클린턴에 이어 여성 대통령 후보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사람이 있다면 바로 워렌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 비하와 공격에 가장 강력하게 반격했던 ‘민주당 공격수’인 그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한 지금 누구보다 필요한 존재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주인공인 힐러리 클린턴보다 연설로 주목 받았던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인을 감동시켰다. 클린턴의 탈락 이후 SNS에선 #michelle2020이란 해시태그가 넘쳐났고 이미 그의 차기 대선 출마를 바라는 수퍼팩(선거자금 기부조직)까지 조성됐다.

미주리 주 상원의원인 클레어 맥카스킬은 최근 몇 년간 중도좌파의 강력한 목소리 역할을 했으며 벌써 트럼프의 공약 불이행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래의 여성 대통령 후보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이다.

여성유권자 운동단체 ‘에밀리 리스트’의 설립자인 엘렌 말콤은 비정치인이면서도 여성 정치인 당선에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여성이다. 말콤은 일찍부터 여성이 정계에 진출하려면 재정적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후원운동을 시작했으며 에밀리 리스트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정치후원금을 모금하는 풀뿌리 유권자 조직이자 여성 정치인들의 진출을 돕는 조직이 됐다.

미네소타 주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버샤는 아직 대중에게 친숙한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지난 의회에서 가장 생산적인 입법 활동을 펼친 의원이라는 점이다. 지난 대선 당시 워렌 의원과 함께 첫 여성 부통령으로서 고려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연방대법원의 세 명의 여성 대법관들인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이어 그리고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는 누구보다도 공격적인 거물 여성들이다. 공석이 생긴 대법관 자리에 트럼프가 여성 대법관을 앉힐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이들은 미국 여성들의 헌법 권리를 지켜줄 사람들이다.

인공다리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아시아계 여성, 태미 덕워스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감동과 기적의 주인공이다. 첫 여성 참전 상원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그는 중국계 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여성 및 아시아계 최초의 미군 육군 헬기 편대장으로 2004년 이라크 전쟁에서 두 다리를 모두 잃고 오른팔에도 중증 장애를 입었다. 독특한 경력을 지닌 그는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여성 의원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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