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수상자 발표 

페미니스트 배우 김꽃비, 화학 나노과학 전문가 박소정, 여성정책 전문가 원미혜

공기관 유리천장 깬 이경숙, 금융노조 여성파워 이혜진, 여성운동가 조진경

여성신문이 선정하는 ‘2017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수상자가 확정됐다. 올해 15회째를 맞은 미지상은 각 분야에서 10년 이상 전문성을 가지고 공동체에 기여하며 여성주의 리더십을 가진 차세대 여성 리더를 선정해 시상하는 상이다. 여성신문이 창간 29주년을 맞는 올해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려 뚜렷한 성취를 이루고 여성주의를 실천해온 인물 6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는 페미니스트 배우 김꽃비 영화배우(문화), 박소정 이화여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나노과학전공 화학생명분자과학부 교수(과학), 여성정책 전문가 원미혜 서울시늘푸른여성지원센터장(지자체), 공기관 유리천장을 깨뜨린 이경숙 한국전력공사 조직개발실장(공기업), 금융노조의 여성파워 이혜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노동), 여성운동가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여성인권)다(가나다 순).

 

페미니스트 배우 김꽃비 ⓒ이정실 사진기자
페미니스트 배우 김꽃비 ⓒ이정실 사진기자

페미니스트 배우로 잘 알려진 김꽃비(31) 씨는 2006년 영화 ‘삼거리 극장’(감독 전계수)으로 데뷔했다. 김씨는 영화 ‘똥파리’(감독 양익준)로 2009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최고상, 라스팔마스국제영화제 남녀 주연상 등을 수상한 한국 독립영화계 대표 배우다. 동시에 ‘#나는_페미니스트다’ 해시태그 선언에 동참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배우로서 상업적인 활동보다 페미니스트로서 영화계 내 성차별을 타파하는 데 기여해 왔다.  

 

박소정 이화여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나노과학전공 화학생명분자과학부 교수 ⓒ이정실 사진기자
박소정 이화여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나노과학전공 화학생명분자과학부 교수 ⓒ이정실 사진기자

박소정 교수는 화학 나노과학 전문가다. 박 교수는 올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공동연구팀과 함께 DNA의 염기서열 정보 등을 이용해 연성재질 미세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성재질 미세로봇이란 기존의 로봇과 달리 고분자나 나노입자와 같은 유연한 재료로 이루어져 특정 물리적 혹은 화학적 신호 때문에 작동되는 초소형 로봇을 말한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미세로봇보다 더 정교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한다. 이 연구성과는 나노기술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Nature Nanotechnology) 10월 24일자에 게재 되기도 했다.  

 

이경숙 한국전력공사 조직개발실장 ⓒ이정실 사진기자
이경숙 한국전력공사 조직개발실장 ⓒ이정실 사진기자

이경숙 실장은 공기관의 유리천장을 깬 선구자다. 이 실장은 대표적인 남성중심 공공기관인 한국전력의 최초 대졸 여성사원이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이겨내고 기획 분야 12년, HRM(인력채용부장, 이러닝교육부장) 분야 4년 등 한국전력 내 주요보직을 거쳤다. 2007년에는 여성 최초로 부장으로 승진해 남성 상사들의 수직적인 지시형 팀 문화를 탈피해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며 여성관리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써 가고 있다.

 

이혜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이정실 사진기자
이혜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이정실 사진기자

이혜진 부위원장은 금용노조의 여성파워를 상징한다. 1995년 제일은행 입행한 이후 전국금융산업 노동조합 SC제일은행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중 금융노조 최초로 노조규정을 개정하여 대의원선출직 여성할당제 부위원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조직 내 여성노동운동 및 소외계층연대, 시민사회연대, 각종 모성보호 단협개정, 모금활동, 서명운동, 여성위원회 활동 등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왔다. 2015년에는 군 ‘위안부’ 추모공원 기억의 터 조성 창단위원으로 활동하며 금융노조 내 35개 지부 전체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를 토대로 기억의 터 기금 5천 8백여 만원의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원미혜 서울시늘푸른여성지원센터장 ⓒ이정실 사진기자
원미혜 서울시늘푸른여성지원센터장 ⓒ이정실 사진기자

원미혜 센터장은 여성정책 전문가다. 그는 여성학 전공자로서 성매매 문제에 많은 현장 활동과 연구를 이어왔다. 1996년 매매춘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회를 창설했고, 청량리 미아리 성매매집결지 여성대상 인권교육도 진행했다. 성매매방지법 이후에는 용산 성매매집결지 현장지원센터 운영위원장을 맡아 햇살고운진료소, 법률지원팀을 구성해 운영했다. 현재는 서울시 늘푸른여성지원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서울시 성매매 정책을 총괄담당하고 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이정실 사진기자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이정실 사진기자

조진경 대표는 여성운동가다. 성매매 피해자 인권보호를 위해 15년 째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성매매산업 여성들의 피해 실태를 목격하게 되면서 지원활동에 뛰어들었다. 반성매매운동 단체들의 연합 단체인 한소리회의 사무국장과 다시함께센터 소장 등을 지냈고 2011년 ‘새날을여는청소년쉼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성매매 위기 청소년들 지원에 나섰고 이어 십대여성인권센터를 설립해 사이버또래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미지상 시상식은 1월 1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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