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관객 40만을 끌어들인다’

30, 4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소위 대작들에 익숙해져 가는 요즘 상황에서 어지간한 아이디어와 작품성이 없이는 힘든 꿈같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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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 감독의 <커밍아웃>

지난달 12일부터 인터넷 영화전문 사이트 씨네포엠(www. cine4m.com)을 통해 무료 상영되고 있는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Lee>. 6000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완성된 이 영화는 1월2일 현재 조회수 33만을 기록하며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이전부터 씨네포엠에서 상영되고 있는 김지운 감독의 <커밍아웃> 역시 6000만원으로 제작해 지금까지 조회수 40만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장진 감독이 만든 영화 <극단적 하루>도 28만회의 조회수를 나타내며 극장에서 상영하는 웬만한 영화의 흥행기록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인터넷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관객과 제작자 모두에게 자유로움을 준다는 점이다. 먼저 관객의 입장에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극장의 스크린에서는 보기 힘든 실험적이고 독특한 발상의 영화를 접할 수가 있다. 이는 인터넷 영화의 자유로운 제작 시스템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씨네포엠의 마케팅팀장 이성원씨는 “디지털과 인터넷 미디어의 자유로움과 접근의 용이성이 극장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다양한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극장 개봉 영화와는 달리 영화의 흥행에 크게 매달리지 않아도 되므로 다양한 소재와 방식의 실험적인 영화제작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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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Lee>

70년대 액션영화를 코믹 패러디한 내용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는 <다찌마와 Lee>의 경우 포스터의 촌스런 글씨체와 디지털 영화이면서도 완전 후시 녹음을 한 데서 오는 어색함에다 “비오는 날이면 두려움에 떠는 하얀 까마귀들아, 이제는 사내다운 삶을 살아야 할 게 아니냐”며 선보이는 엉성한 액션은 인터넷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류승완 감독 자신도 “인터넷 영화라는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해서 즐거운 심정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99년 네오타이밍(www.neotiming. com)을 통해 상영된 인터랙티브 영화 <영호프의 하루>(조영호 감독)로 인터넷 영화의 잠재력을 확인한 이래 많은 인터넷 영화 사이트들이 생겨났다. 위의 씨네포엠 외에 씨네웰컴(www.cinewel.com) 그리고 단편영화, 다큐멘타리 등 흔히 접하기 어려운 영상물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시비엔21(www.cbn21.com), 와조아(www.

wajoa.co.kr), 토탈시네(www.totalcine.com) 등의 전문 사이트가 있고 인터넷 방송국 채티비(www.chatv.co.kr)와 드림라인의 드림엑스(www.dreamx.net)등 여러 사이트에서 인터넷 영화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이트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마케팅이나 배급 등 예산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참신한 발상을 영화로 담으려는 시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주로 디지털로 찍어 웹에서 상영하는 인터넷 영화들은 엄청난 제작비와 마케팅비를 들이는 블록버스터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영화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작품의 질이다. 컴퓨터 모니터라는 작은 화면크기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인터넷 영화에 보냈던 박수는 인터넷 영화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신선함 때문이다.

지은주 기자 ip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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