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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의 한 환락가.

‘남편들의 이기적이고 잘못된 성적 습관이 아내들을 에이즈의 위험에 빠뜨린다.’

일견 당연한 결론인 듯 보이는 연구결과가 최근 싱가포르 국립대 성병치료과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고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 인터랙티브 The Straits Times Interactive>가 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실제로 매춘여성들과 관계를 맺은 67명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이들은 실제로 성병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인데, 이들 중 26명이 기혼남성들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하고 있다. 이들 연구 대상자들은 조사 전 6개월 간 매춘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었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혼남성 5명 중 거의 2명 꼴로 매춘여성을 찾고 있으며, 대부분 부인과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앞의 67명의 성적 습관을 분석 조사한 데서 나온 결론이다. 67명 중 28명이 매춘여성과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며, 앞의 기혼남성들 중 20명이 부부관계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왜 안전한 콘돔을 택하려 하지 않는가. 인터뷰한 남성들 대부분은 콘돔 사용이 성적 쾌락을 감소시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아내 외에 매춘여성과 성관계를 맺으려 하는 주요 이유는 일부일처제는 쾌락을 감소시키며, 전혀 낯선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것은 굉장한 경험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선데이 타임즈>가 게이랑이란 싱가포르의 유명한 환락가에서 만난 결혼한 지 1년도 채 안된 29세 남성의 인터뷰가 이런 생각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석달 전 친구 손에 이끌려 우연히 매춘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후 거의 매주 상대를 바꿔가며 매춘여성과 성관계를 가진다고 말한다. 물론 아내와도 규칙적으로 부부관계를 한다. 양쪽의 성관계시 콘돔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내와 미래의 자식들이 에이즈를 비롯한 성병에 감염될 위험엔 둔감하다. 그 자신 에이즈에 걸릴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부에서 제기하듯 아주 초보적인 수준으로 일반화하는 데는 무리가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암시한다. 즉,안전조치 없는 무심하고 난잡한 남성들의 성적 습관과 의식이 머지않아 인류 전체에 에이즈의 재앙을 급속도로 전파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리라는 것이다.

정리=박이 은경 기자 pleu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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