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본군성노예전범 국제법정 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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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은 일본군 위안부로 인권을 유린당한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는 뜻깊은 역사의 장이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시위를 열고 있는 할머니들.

2000년 12월 7일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일본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이하 2000년 국제법정)이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000년 국제법정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강하게 경고하기 위해, 2차 대전시 일본군의 비인간적 위안부 제도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20세기 마지막 민간 전범법정으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적으로는 지난 마닐라 국제실행위원회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기소장을 작성하기로 합의해, 일제시대 미청산 과제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남북이 함께 해결하는 성과도 낳았다.

현재 국제법정 한국 실행위원회를 맡고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공동대표 윤정옥, 김윤옥, 지은희)의 준비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고, 법정 조직과 일정도 확정됐다.

2000년 법정은 한국, 대만,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네덜란드, 일본 등 총 9개국 1천여명의 인권·평화·여성단체들이 참여하게 된다. 한국 참가인단의 규모는 위안부 할머니 30명을 비롯해 단체활동가, 대학생, 시민, 행사 관계자 등 230여명이다.

12월 7일 동경 구단회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리는 2000년 국제법정은 8일부터 12일까지 본 법정이 열리고 마지막 12일 판사단의 판결 및 논평으로 끝을 맺게 된다. 한국은 8일 남북이 공동기소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2000년 법정에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법률·인권 전문가들이 참여한다는 것도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유고 전범재판에서 판사로 활약했던 가브리엘 커크 맥도널드(미국), 유엔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인 바그와티(인도), 국제여성판사회 회장인 카르멘 마리아 아기베이(아르헨티나), 전 유엔 특별보고관 비티 몬타본(태국) 등이 판사로 참여하고, 국제검사단으로는 유고 전범재판 법자문관이었던 파트리샤 비스어 셀러스(미국), 전 국제법률가협회 위원 티나 돌고폴(오스트레일리아) 등이 활약한다. 또 유엔인권소위원회 특별보고관으로 위안부 문제에 관해 맥두걸 보고서를 작성했던 게이 맥두걸 등이 전문가 증인으로 나선다.

한국검사단은 김명기 교수(명지대), 박원순 변호사(참여연대 사무처장), 조시현 교수(성신여대), 김창록 교수(부산대), 장완익 변호사(안산종합법률사무소), 하종문 교수(한신대), 강정숙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한국정신대연구소) 등 8명이 활동하고, 북한은 정남영 교수(사회과학원)가 참여한다.

이번 법정에서 피고로 일왕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나, 한일 정부의 관계와 일본 우익단체들의 횡보 등 민감한 사안이라 16일 현재 주최측은 아직 확실히 밝히지 않고 있다. 원고도 각국에서 2명으로 선정했으나 역시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6일 정대협은 2000년 법정을 앞두고 창립 10주년을 맞아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정대협의 10년 역사는 바로 한국내 일본군 위안부문제 관련 운동의 10년사이기도 하다. 이날 지은희 공동대표는‘정대협운동 10년과 앞으로의 과제’라는 글을 통해 정대협 활동의 성과를 짚고 “정대협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2000년 국제법정의 성공적 개최”라고 강조했다. 또 국제법정 이후의 과제로 ▲판결이 이행되도록 특별법 제정 운동과 책임자 처벌운동의 강화 ▲일본정부의 유엔 인원위원회 권고안 이행 촉구 ▲왜곡된 일본 교과서 바로잡기와 국내 역사교육 ▲각국에 흩어진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 보살피는 일 등을 제시했다.

이김 정희 기자 jhle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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