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과 커뮤니티 형성해야 성공

▶"진정 자유로운 여성공간 만들자"

▶사이버 현장운동가에게 듣는다

▶여성네티즌 공동체가 사이버 미래 재구성

▶사이버 성폭력 근절 네트워크 향방 4개월이내 실효 거둬야

네티즌과 커뮤니티 형성해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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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 오프라인 여성운동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여성운동이 사이버로 진출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는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현 시점에선 아직 무리가 많아 보인다. 여성단체의 정보화 현황과 오프라인 여성운동의 사이버 진출 사례를 통해 사이버 여성운동의 가능성과 앞으로의 과제를 읽어본다. <편집자 주>

여성단체의 사이버 진출은 97년 이후 서울·경인 지역 중심으로 하나둘씩 단체 홈페이지가 개설된 것부터 시작된다. 이와 함께 정보화 담당 실무자를 두게 되고, 작년부터 많은 단체들이 정보화 사회의 여성운동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작년부터 개최해오고 있는 ‘성평등문화 만들기’ 사이버 연속 토론회와 최근 한국여성민우회가 사이버를 중심으로 전개한 ‘참여여성 캠페인’ 그리고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의 ‘아내강간’에 대한 사이버토론회 등은 오프라인의 여성운동을 사이버에서 전개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성단체의 사이버 여성운동은 홈페이지를 통해 단체 소식을 전달하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게시물이나 자료실을 통한 정보제공은 사실상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사이버토론회나 캠페인의 경우도 기획과 홍보전략의 부족으로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 중엔 사이버에서의 여성운동 가능성을 읽어낸 경우도 없지 않다. 지난 5월 인천여성의전화가 홈페이지 서명운동을 통해 폭력남편 정선호 사건을 이슈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사이버 여성운동이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예다. 또 사이버에서 아이디어가 관건이라는 것을 보여준 서울여성노조의 ‘여성노동가상법정’은 가까운 사례를 통해 노동자들이 쉽게 법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함으로써 네티즌들에게 상당한 비중의 논쟁점을 던졌다. 그런가 하면 호주제폐지를위한시민의모임은 사이버공간에서 네티즌들과의 연대를 통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대중성 위한 ‘웹마인드’가 핵심

2000년 들어 여성단체들은 여성정보화와 여성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사이버는 놓쳐서는 안 될 운동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늘 인력과 기술, 그리고 돈이다. 그러나 정보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실무자들은 “중요한 건 기술보다 마인드”라고 지적한다. 사실 사이버는 정보접근 환경만 갖추어지면 그리 많은 예산과 기술을 투자하지 않고도 웹 마인드 하나로 수많은 네티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홈페이지를 사이버 특성을 살려 웹진 형식으로 개편하고, 여성운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며, 190개 회원단체들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갈 계획이다. 또 한국성폭력상담소 김영정 정보사업부 간사는 “전문 상담원들의 정보화 교육이 뒷받침되면 사이버를 통해 ‘상담’을 효율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6개월 여간 가상법정을 운영해 온 김혜선 서울여성노조 사무국장은 “사이버에서 성공적인 여성운동을 이끌었다고는 볼 수 없지만 노하우가 생겼다”며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문화컨텐츠를 함께 제공해나가는 방식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여성단체 사이버 흐름 민감해야

그러나 단체들이 나름대로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여성운동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사이버에서의 여성운동을 여성단체가 전담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오프라인 여성단체들이 사이버 여성운동의 흐름을 포착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점차 커지는 정보접근에서의 여성소외, 지역소외 문제나 여성정보화 정책의 필요성, 젊은 여성네티즌들과의 연대 등 시급한 문제가 코앞에 있는데 막상 이에 대한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정통부가 1백만 주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인터넷 교실이 대한민국 여성정보화 사업 중엔 가장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단체가 개입하지 못해 평가작업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또 여성연합이 여성정보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문화공모전은 갈수록 지역간 정보격차가 심화돼, 지역여성과 함께 가는 여성운동을 실천하는 데 노력해야 할 여성단체가 오히려 불평등한 접근문제를 무마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대통력직속 여성특위에선 단편적인 여성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여성정보화의 큰 틀에서 추진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은 e-비즈니스와 관련된 지원뿐이다. 많은 여성정보운동 논의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여성 포털 사이트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여성 포털 사이트의 발전이 여성운동의 성공과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하는 단체 실무자도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사이버공간에서의 성평등 실현과 여성세력화이고, 이제는 이를 위해 특화된 정책을 논의하고 요구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것이다.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장 제공을

오프라인 여성운동은 이제 여성정보화 문제를 짚고, 한 편으로 여성운동의 사이버 착륙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다. 그러기 위해 아직도 사이버 진출의 가장 기본 단계인 ‘정보접근’에서 발목이 묶여있는 지역 여성단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일단 접근하게 되면 인터넷은 특별한 기술과 예산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사이버는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에, 단체의 마인드도 보다 적극적이고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실무자들의 웹마인드를 강조한다.

인터넷을 통한 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함께하는시민행동, 사이버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활동은 뉴스레터와 메일링리스트를 최대한 활용해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여성운동도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네티즌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젊은 활동가들과의 연대를 꾀하지 않을 수 없다. 실무자 한두 사람의 정보제공 노력 정도로는 사이버 여성운동은 어림도 없다는 것이 이미 한두 해의 경험으로 증명된 셈이다. 사이버 여성운동은 여성네티즌들과의 교류와 커뮤니티 형성을 함께 고민해가야 한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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