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YWCA,“유통비서만 기획상품보다 5∼10% 수익 높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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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대정기세일을 맞이한 백화점들이 경기가 하향세로 돌아서면서 대규모 기획행사를 통해 고객유치 작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은 기획상품전을 찾아다니며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상품을 고르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사진·민원기 기자>

백화점 정기세일 시즌이 시작되면서 기획상품전까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기획상품은 재고상품이나 이월상품이 아니다. 일년에 몇 차례 있는 세일기간동안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기획상품전은 백화점에게 있어서도 매출실적을 올리는 마케팅 전략의 한 방안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고객유치작전의 성공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특히 고객들은 기획상품전을 잘 이용하면 세일 상품보다 오히려 더 싸게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가을 세일에서도 각 백화점들이 다양한 기획상품들을 내놓고 있는데, 한 소비자단체가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의류들의 소비자가격을 유통비 개선을 통해 얼마든지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서울YWCA에 따르면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여성의류와 남성의류 정상품과 기획상품의 판매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제조원가나 판매수수료보다는 유통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따라서 의류 유통과정을 개선하여 백화점의 유통비가 절감해야 하며 기획상품 판매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YWCA 소비자정보센터 양선희씨는 시내 유명백화점에서 수위를 차지하며 판매되는 여성의류와 남성의류 10개 상표의 정상품과 기획상품의 가격을 비교·조사한 결과 “의류 판매가를 100으로 보았을 때 백화점의 유통 마진은 정상품 30∼35%, 기획상품 25% 정도로, 의류 제조업체 순수 마진인 4∼10%의 3∼8배에 이른다”며 “과도한 유통비가 판매가에 그대로 반영되어 소비자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선희씨는 “기획상품은 의류 제조업체와 백화점이 공동기획으로 제조하며, 바겐세일이나 브랜드세일 기간 등을 이용해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유통마진을 10%만 줄인다면 정상품 가격의 40∼50% 수준의 기획상품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적정한 가격의 의류를 보다 많이 공급하기 위해서는 기획상품 판매를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백화점은 이와 다른 의견이다.

롯데백화점 숙녀메이커팀 손을경 계장은 “정상품과 기획상품의 가격차를 알아보려면 기획상품전을 함께 기획하는 브랜드 제휴업체와의 유통과정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만 일단 정상품의 경우 무형의 프리미엄이 붙은 디자이너가 적은 아이템으로 승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도생산품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계장은 기획상품전이 일년에 5∼6차례 정도로 박리다매의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유행보다는 무난한 디자인과 정상품보다는 한단계 낮은 레벨의 원단이나 디자인을 도입함으로써 대량생산 체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원피스 정상품이 1백만원이라면 기획상품은 27만원까지 무려 70%의 할인가에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기획상품의 성격은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경우와 비인기품목을 싼 가격의 메리트를 이용해 판매하기 위한 방식인데, 따로 디자인하지만 역시 디자인·소재·봉재상태 등에서 정상품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홍보팀의 김준영 대리는 이에 대해 “요즘에는 재고품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반응생산체계를 도입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맞춤생산을 유도할 수 있고 유통비의 차이로 정상품과 가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력업체가 직접 생산하지 않을 경우, 예를 들어 2, 3차로 하청을 준다든지 하면 유통경로에 따라 유통마진이 붙을 수는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기획상품은 정상품에 비해 품질이 한단계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노브랜드세일일 경우 30∼40%, 세일브랜드의 경우는 50∼70%까지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여성의류 브랜드 ‘지센’, ‘마리끌레르’ 등의 기획상품전을 열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정상품은 판촉비, 중간 유통마진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기획상품전은 백화점 단독이나 몇몇 업체만이 참여하기 때문에 40∼50%까지 싸게 살 수 있다고 얘기한다.

홍보팀 장혜진 대리는 “기획상품은 거품이 많이 빠진 상태로 세일기간 동안 고객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전략의 한 방안이기도 하다”며 “무난한 디자인의 경우 디테일한 부분이 필요없고 시즌이나 유행에 그렇게 뒤떨어지지 않는 정도로 디자인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가에 비해서는 싸지만 그것이 유통비에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YWCA 양선희씨는 소비자단체의 정보공개요청권을 활용해 조사한 이번 결과를 통해 보면 일단은 의류 가격이 사실상 거품처럼 부풀려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의류 가격에 대한 다양한 소비자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양선희씨는 “의류제품에 있어 정상품과 기획상품의 가격차는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소비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의류가격에 대한 정보가 닫혀 있는 상태에서 소비자 가격의 안정화라는 측면에서 거래의 적정성을 도모하고자 했다”며 의류에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정장류 등의 가격 정보가 소비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강 성숙 기자 annyka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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