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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미제 사건 33년 만에 용의자 특정 94년 청주 처제 강간살인범으로 알려져

무고한 여성 10명 희생 당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여성들 "그것은 추억이 아니다"

2019. 09. 20 by 김서현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당시 몽타쥬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당시 몽타쥬

 

1980년대 후반 경기도 지역에서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33년만에 특정됐다. 경찰은 18일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에 대해 “(DNA가 일치하는 대상자는)이모씨고, 50대이고 현재 교도소 수감돼 있다”고 발표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여성만을 10명을 무차별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이다. 범행 당시 피해 여성은 10대 3명, 20대 3명, 30대, 50대, 60대, 70대가 각각 1명씩 있었다. 당시 20대 추정되던 용의자는 홀로 귀가하는 여성을 노려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경찰은 단일 사건 최다 수사 인력인 200만여 명을 동원해 2만 명을 조사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으나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정액, 혈흔, 모발 분석을 통해 용의자의 혈액형이 B형이라는 사실까지만 밝혀냈을 뿐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 사건은 2006년 4월 2일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공정식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진단내리며 “화성연쇄살인사건에서 살인은 정서적인 부분과 상당히 관련돼 있어 이미 검거되지 않았다면 계속 범죄가 이어졌을 것”이라고 봤다. 공 교수는 “용의자는 과거 처제살인사건에서도 담담하게 대응했고 자신의 행위에 죄책감과 후회가 없으며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가능성이 없는 과거 사건을 부인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상당히 전형적인 싸이코패스”라고 말했다. 

이어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여성에 대한 분노보다는 성적 욕구의 충족이라는 측면에 더 큰 편”이라며 “용의자 이씨를 볼 때 아내와의 관계에서 가정폭력 전력이 있으나 살인에 여성에 대한 분노가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간살인으로 이어지는 정황, 대상자가 특정 연령대에 머무르지 않고 10대부터 70대까지 넓은 것 등을 토대로 볼 때 여성을 성적도구로써 봤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끝까지 사건을 추적한 경찰에 대한 칭찬과 함께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점에 분노와 안타까워 하는 반응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은 완전범죄를 꿈꾸는 살인자들에게 완전범죄는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경찰을 칭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여성혐오범죄 말고는 크게 의미 부여하고 싶지 않다”며 사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 경계하기도 했다. 

또 유가족이 있는 여성 대상 강력범죄를 괴담처럼 소비하는 분위기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케이블채널 OCN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영화 ‘살인의 추억’을 19일 긴급편성했다. 누리꾼들은 피해자가 실존하는 대형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한 해당 영화를 이슈에 편승해 긴급 편성한 OCN의 결정이 피해자와 유가족을 향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시청률을 위해 범죄자가 비로소 특정된 이 타이밍에 방영할 영화가 아니다. 편성을 재고하라”고 항의 했다. 해당 트윗은 19일 오후 800회 이상 리트윗 되며 공감을 받았다.

OCN은 일부 매체를 통해 “사회적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진실 규명을 바라는 마음으로 편성했다”고 밝히고 20일 오전 12시20분에 방송했다. 

과거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두고 논란을 일으킨 기안84 또한 다시 도마에 올랐다.

기안84는 2011년 자신의 블로그에 닉네임을 두고 ‘논뚜렁이 아름답고 여자들이 실종되는 도시, 화성시 기안동에 살던 84년생’이라고 썼다. 자신의 닉네임인 ‘기안84’를 설명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2018년 1월 당시 출연 중이던 MBC 나혼자산다 시청자 게시판에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기안84와 나혼자산다 제작진 측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여성들이 죽어나간 사건을 미화해서 닉네임으로 쓴 기안84 사과 안 한 거 기억 하느냐”며 “지금이라도 다시 조명해야 한다”고 글을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방송에서 자꾸 불러주는 이유를 모르겠다. 어떻게 그런 표현이 자조적이고 반어적인 표현인 거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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