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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 여성 직원 2만명 증가 교육 서비스업, 도·소매업에 몰려 등기임원 중 여성은 3% 안 돼 25개사는 여성 임원 0명

5대 그룹 여성 비율 21%, 여성 임원은 2.9%

2019. 07. 16 by 조혜승 기자
2016년 대비 여성직원 비율 비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롯데쇼핑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5대 그룹의 여성 직원 비율이 2016년에 비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여성 직원 비율은 늘어도 여성 임원 비율은 3%에도 미치지 못해 여전히 견고한 ‘유리천장’을 확인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최근 코스피 상장사 753곳(지난해 12월 결산 기준)을 분석한 결과, 5대 그룹 소속 58개사의 여성 직원 비율은 21.0%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기업 전체의 평균 여성 비율(25.2%)에 불과했으나 5대 그룹 중 여성 직원 비율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600대 상장기업의 직원 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성은 2014년 26만3000여명에서 2018년 28만2000여명으로 2만명 가량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여성 직원 비율이 가장 큰 업종은 교육 서비스업으로 70.6%였다. 이어 도·소매업(55.4%), 사업 시설 관리·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47.5%) 등 서비스업에서 전반적으로 높았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5대 대기업집단 코스피 상장기업 여성 직원 현황ⓒ대신지배구조연구소

하지만 등기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은 2.9%에 그쳤다. 업종을 금융업과 비금융업으로 구분할 경우 금융업이 다소 높은 3.1%를 기록했고 비금융업 중 광업, 운수창고업, 의료정밀업의 경우 국내 25개사 통틀어 여성 등기 임원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돼 여성 직원 수와 대비를 이뤘다.

2019년 Russell 산업 구분에 따른 여성 등기임원 비율.ⓒ이코노미스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 신세계, GS, CJ는 여성 등기임원이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여성 직원 비율과 다른 양상이다. 더욱이 여성 직원이 많은 유통업체에서도 여성 임원 승진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과거 대기업에서 여성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원인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정성엽 대신지배구조 본부장은 “법적 문제라기보다는 기업의 문화, 내부 제도적인 부분에서 차별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과거 여성 직원 비율은 조사하지 않고 2018년도만 조사했다”라며 “여성 할당제 도입 같은 직접 규제보다 해당 정보를 ESG의 중요한 요소로 계량화하고 이를 책임투자에 고려해 자율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법령 등 제도적인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책임 투자와 연관지어 투자활동에서 여성 직원, 여성임원 비율이 높은 데이터를 (투자회사가) 손쉽게 얻고 투자 활동과 연계한다면, 자율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쉽게 말해 여성의 기업 내 역할을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ESG(환경·사회책임 지수)의 중요한 요소로 먼저 계량화해 평가하고 기업의 자율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 책임투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자자가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자율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별에 따른 차별은 법과 제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코스피 상장사에서 법과 제도의 이상과 현실 간 괴리가 있다는 방증이다. 채용 단계에서 여성 직원  관리자 레벨로 유리천장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여성 취업은 어땠을까

대기업 취업 시장에서 여성이란 점이 장애물과 다름없다는 말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청년 취업 시장에서 여성들은 ‘남자가 최고의 스펙’이란 탄식을 내 뱉곤 했다. 비슷한 또는 뛰어난 스펙을 지니고 번번이 남성들에게 밀리는 현실을 부정하기 어려워서다. 예컨대, 질 좋은 일자리로 여겨지는 대기업 공채를 보면 매년 남녀 응시 비율은 비슷해도 취업에 성공한 신입 사원 성비는 압도적으로 남성이 높다. 하지만 여성의 지위는 지난 30여년간 크게 향상돼 왔다.

1985년 40.9%였던 여성 고용률은 30년 후 2015년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닌 여성들이 하는 일도 달라졌다. 1980년 81.7%를 차지하는 여성이 중졸 이하였다면 2017년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중 중줄 이하는 19.3%이고 전문대줄 이상이 42.6%를 차지한다.

여성이 일하는 직종도 과거와 달라졌다. 1955년 일하는 여성 10명 중 9명이 농수산업에 종사했으며 1975년 생산직 노동자가 전체 여성 노동자의 16.2%로 늘었다. 2017년 여성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직업은 보건이나 사회복지, 교육, 금융 등으로 확 바뀌었다.

사회는 남녀 평등으로 빠르게 변하면서도 회사에선 관리자와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2016년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여성은 37.8%, 관리자 비율은 20.1%였다. 여성가족부가 그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중 여성은 2.7%에 그쳤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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