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예술가 트위터 통해 폭로

전례 없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말하기’(#OO_내_성폭력) 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K 작가가 20대 여성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성 작가 A씨가 23일 트위터에 공개한 글에 따르면, K 작가는 지난 2013년 A씨(당시 23세)와의 술자리에서 동의 없이 입맞춤하고, 첫 키스 경험과 성관계 경험 여부에 대해 묻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 K 작가는 A씨를 모텔로 데려가 완력을 동원해 옷을 강제로 벗기고 성폭행하려 했다. “‘네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다’” 같은 발언도 했다.

A씨는 당시 끊임없이 거부 의사를 표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저항한 끝에 그 현장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그는 피해 사실을 분명하게 자각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유사한 일들의 반복으로 인해 이제까지 제 작업 세계는 자해와 폭력에 치우쳐 있고, 언젠가는 여기서 나아갈 것이라는 다짐만이 작은 위안”이라고 썼다. 

K 작가는 일러스트레이션, 페인팅, 머천다이징, Vjing, 비디오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비주얼 디렉터다. 지난해 첫 개인전을 열었고, 올해 국내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곡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파트 제작, 해외 뮤지션 뮤직비디오 제작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K 작가는 이달 초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N사의 신제품 출시 기념 콜래보레이션 전시도 열었다. 이에 A씨는 “평소 여성주의적 캠페인과 LGBT를 지지하던 N사이기에 더욱 K 작가와의 작업이 유감스럽게 느껴진다”며 해당 기업이 K 작가와의 작업·전시를 계속할 경우 불매하겠다고도 밝혔다.

A씨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이들을 겨냥해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시선들로 인해 침묵에 쌓인 수많은 성폭력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고, 당신은 또 한 명의 가해자임을 알아차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폭로 역시 다른 분들의 폭로처럼 아직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여성신문은 23일 K 작가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N사 측은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한 후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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