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인터뷰] 2016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신인상 역도 이지은 선수 

 

2016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신인상 역도 이지은 선수 ⓒ이지은 선수 제공
2016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신인상 역도 이지은 선수 ⓒ이지은 선수 제공

장미란 이후 침체된 한국 여자 역도의 기대주로 꼽히는 이지은 선수(19·청명고)가 2016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신인상에 선정됐다.

경기도 수원 청명고 3학년인 이 선수는 대한민국 여자 역도의 유망주다. 지난 10월 열린 제97회 전국체전에서 역도 여고부 69kg체급 3관왕에 올랐다. 인상 105kg, 용상 124kg을 들어올렸고 합계 229kg으로 주니어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신인상 수상에 대해 “이런 상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더 큰 선수가 되라고 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에 걸맞은 선수가 되야겠죠”라고 담담하게 기쁨을 표현했다.

이 선수가 역도를 시작한 건 6년 전인 중 1학년 무렵이다. 어려서 육상 선수로 뛴 경험이 있었고 수원중학교에 진학해 재미삼아 역도부 테스트를 받았다가 그 자리에서 발탁됐다. “부모님은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셨어요. 코치님이 집으로 찾아와 설득 끝에 운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도 이렇게 오래 역도를 할 줄은 몰랐죠.”

입문 3년째 되던 2014년 전국체전에서 인상, 합계로 2관왕, 용상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지만 줄곧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금메달 하나 없이 은메달 3개를 따내는데 그쳤다. 대회 직전 장염에 걸려 컨디션이 나쁘긴 했지만 무조건 1등을 할 거라고 믿었던 터라 충격이 컸다. 그 여파는 올해 대회 준비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의기소침해지고 운동이 하기 싫어졌어요. 한마디로 멘탈이 흔들렸던 거죠."

그때 그를 잡아준 이가 김미애 코치였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때가 되면 알아서 몸도 올라온다고 다독였다. 마음을 잡은 이 선수는 혹독하게 훈련했다. 고등학교 신분으로 마지막 해를 보내는 만큼 각오를 다졌다. 키 169cm, 몸무게 69kg 체격으로 스쿼트를 할 때 120kg이 넘는 역도를 들고 매일 3~5회씩 7세트씩 소화했다. 체중 관리도 만만찮다. 역도 입문 당시 키 158cm에 40kg으로 원래 마른 체질이어서 운동을 하면 금방 체중이 줄어들어 식단 관리도 엄격하게 했다.

 

2016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신인상 역도 이지은 선수 ⓒ이지은 선수 제공
2016 대한민국여성체육대상 신인상 역도 이지은 선수 ⓒ이지은 선수 제공

“경기 후 1등이 확정됐을 때 끝났다는 생각만 들었고 실감이 안 났는데 시상대에 올라서 코치님을 내려다보니 그제서야 눈물이 나더라구요. 힘들었던 기억들이 떠올랐고,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게 이끌어주신 코치님께 감사했고요.” 시상대에서 내려가 이 선수는 코치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이 선수는 청명고 박동우 교장 선생님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운동을 할 만한 조건이 맞지 않아 전학을 여러 번 다녀야 했다. 레슬링 선수 출신인 박 교장이 그에게 청명고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배려했고, 역도부도 창단했다, 또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늘 참석해 응원한다.

훈련은 수원시청 역도팀과 함께 한다. 국가대표 이슬기·김수현 선수가 수원시청 소속이다. 자세를 봐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함께 훈련하다보니 국가대표의 꿈을 자연스럽게 꾸게 됐다.

이제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훈련할 계획이다. 동메달 정도는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체전 성적에서 합계 25kg를 더 올리면 올해 리우올림픽 동메달 선수 기록이에요. 4년 동안 꼭 들어올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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