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은 안줏거리, 백남기, 세월호 문제까지 규명해야 민주주의"

 

12일 오후 3시 전국에서 100여개 이상이 박근혜 퇴진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대학로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12일 오후 3시 전국에서 100여개 이상이 박근혜 퇴진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대학로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전국 각 대학의 깃발과 휘장 수백개가 서울 대학로에 나부꼈다.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깃발 아래 대학생 수천 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가기 위해서 12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에 집결했다.

춘천교대, 전북대, 전남대, 인하대, 원광대, 성공회대, 성신여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고려대, 가톨릭대, 숙명여대 깃발도 보였다. 대학생 대열을 관리하는 3대의 트럭 중 2호차에서 만난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총학 소속 수도권 대학은 거의 다 모였다고 보면 되고 지역 대학까지 합하면 100여개 이상"이라고 말했다.

행진 도중 3호차 무대에 오른 한국외대 학생은 차량에 올라 학생들을 향해 "여성 대통령이라 문제라고 한다. 정말 그런가"라고 묻자 대열에서는 "아니다"라는 답변이 울려퍼졌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새내기라고 밝힌 학생은 “이게 나라냐, 개판이다. 세월호 구조 실패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했다. 거기 모자라서 아는 동생과 놀아나서 권력을 사유화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18년 2월까지 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내려가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에 둘도 없는 쪽팔림이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반드시 박근혜 최순실 일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퇴진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의 후손이 2016년 민주주의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가 뭐했냐고 물어볼 때 거리에서, 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해 행진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며 집회 참가 이유를 밝혔다.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새내기 정현호 씨는 "마음이 너무 아파 이 자리에 나왔는데 여러분 보니 힘이 난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두 가지 측면에서 완전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하나는 정부의 측면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청년들은 취업 못하고 기업은 배불리고 노동자는 자살하고 국민들은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두번째는 인간적 측면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청와대 앞에 갔을 때 박근혜 정부가 바람 맞혔다. 관점이 아무리 다르더라도 인간이면 그럴 수 있나. 이세상 먼저 떠나신 대통령의 말씀이 생각난다. '부끄러운줄 알아야지'”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박근혜 퇴진 집회에서 거론되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우리는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한다. 이번 운동에 대해 백남기 농민, 세월호 사건, 노동자가 무슨 문제냐고 묻는다. 최순실 얘기만 해야 한다고 한다. 최순실 문제는 술자리 안주거리다. 본질이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나섰다.”

광주교육대 윤리교육과 선유현 씨는 ‘1년 전 입시 준비를 할 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자는 꿈을 꿨다. 지금 보고 들으면서도 믿지 못할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묻는다. 대학생들도 조별 과제를 맡을 자신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데, 연설문도 국정 운영도 못하면서 어떻게 대통령 출마할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또 ”며칠 전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옆 테이블에서 한 할아버지가 ’집회 나가는 젊은이들은 치기어린 행동이고, 나이 먹어 집회 참가하는 사람은 분명 빨갱이다‘라고 말했다. 정말 우리가 치기어리거나 빨갱이인가“라고 꼬집었다.

선씨는 이어 “어른들은 아무 것도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하라고 한다. 차가운 물속에서 학생들이 죽어갈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해선 안 된다. 민주주의를 지켜가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서울 구로구에 산다고 밝힌 학원강사 A씨(29)는 "집회에 처음 나왔는데, 너무 화가나서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었다. 내일 무슨 일이 나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야 가능성은 50%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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