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숙 9대 한국여약사회 회장

북한이탈주민·코피노 등

사회약자 위한 봉사 앞장

해냄복지회 이끄는 등

35년간 나눔과 봉사

 

서정숙 9대 한국여약사회 회장 ⓒ이정실 사진기자
서정숙 9대 한국여약사회 회장 ⓒ이정실 사진기자

“후배 약사들이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박애정신으로 국내외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와 함께 사회참여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전문직의 틀에만 갇혀있기 보단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전문직 여성지도자로서 봉사하며 양성평등 시대의 주역이 되길 기대합니다.”

지난 9일 3년간의 임기를 마친 서정숙(사진) 9대 한국여약사회 회장은 선배 약사로서 후배들에게 이 같이 조언했다. 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5회 한국여약사회 정기총회 및 19회 유재라봉사상 여약사 부문 시상식에서 한국여약사회 회장으로서 공식적인 마지막 업무를 수행했다.

서 회장은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임상약학 석사 및 약학 박사를 수료했다. 이후 약국을 운영하며 약사로 살아온 그는 나눔과 봉사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나섰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제17대 서울특별시의회 시의원으로 활동했으며 보건복지부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감사, 해냄복지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그가 지난 3년간 이끈 한국여약사회는 ‘사랑, 봉사, 헌신’을 기본정신으로 하는 여약사 지도자 사회봉사단체다. 1991년 만들어져 올해 설립 25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북한 어린이 구호 의약품 보내기 운동, 북한 이탈 주민 멘토링 봉사, 수재민 의약품 및 구호 물품 전달, 시니어 건강관리전문약사 봉사활동 등 다양한 봉사를 펼쳐왔다. 해외에서도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수술 지원, 캄보디아 고아원 생필품 지원 및 의료 봉사, 필리핀 빈민 지역 의료봉사 등을 전개했다. 특히 서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4년째 필리핀 코피노 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아시아 건강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코피노와 가족들에게 생필품과 의약품, 건강식품 등을 전달하고 정기후원 중인 코피노 가족들에게는 장학금과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코피노는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로 현재 약 3만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인 아빠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 회장은 “6.25 참전국인 필리핀에 보은하고 한국인 아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며 “원조국에서 공여국이 된 우리나라가 이제는 앞장서서 어려운 이웃을 도와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 남성의 잘못된 행동의 결과라는 점에서 코피노와 가족들에게 부끄러워요. 약사로서 코피노들이 한국인의 핏줄이라는 사실이 원망스럽지 않도록 어루만져 주고 싶었어요. 특히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4년째 코피노 지원 캠페인을 이어갈 수 없었겠죠. 이 자리를 빌어 회원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서 회장은 지난 35년간 나눔과 봉사에 앞장서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을 가슴에 되새기며 약사이자 여성으로서 나눔과 봉사 활동은 물론 사회 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발달장애인 지원에도 헌신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와 부모가 만든 해냄복지회 이사장으로서 중증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한국여약사회 명예회장으로 뒤에서 회원들을 지원하게 된 서 회장은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순위가 일의 중요도를 따져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면서 “힘든 시기를 버티고 조금씩 이겨내다보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꿈을 크게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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