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스레인지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 전기레인지 판매업체의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스레인지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 전기레인지 판매업체의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이정실 사진기자

요리는 역시 ‘불맛’이 중요하다는 셰프들이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가스레인지를 치워버리고 불꽃이 보이지 않는 전기 조리기구를 설치하는 주부들이 많다. 음식점들도 마찬가지다. 전기레인지와 인덕션 업계의 대대적인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가스레인지가 폐암과 치매를 유발하는 등 인체에 유해하다고 허위광고를 하고 있으며, 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인터넷과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주부들 사이에서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뒤늦었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스레인지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 전기레인지 판매업체의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 전기레인지 수입판매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 독일에서는 1987년부터 가정집에서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주부 폐암 환자 중 90% 이상이 담배를 피우지 않아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스가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요청했으나 업체 측은 그에 대한 자료를 확보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번 조치는 전기레인지 업계의 부당광고에 대한 정부기관의 첫 번째 시정 조치로 전기조리기구의 급속한 확산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던 터라 반가웠다. 전기 조리기구의 확산이 우려되는 이유는 ‘전기 편식’에 따른 국가적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스로도 할 수 있는 취사나 난방을 전기로 바꾸는 것은 값비싼 생수로 빨래를 하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에너지의 60% 이상이 사용되지도 않고 사라지며 전기를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도 손실이 일어나 결국 전체 에너지의 3분의 1만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발전소 인근 지역에서 강한 지진이 일어나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커졌으며, 신규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한 반대도 거세지고 있다. 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는 주범이라 줄여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 조리기구의 확산으로 새로운 전력수요가 창출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주방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은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등 조리기구와는 관계없이 기름 등 요리재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되는 것이다. 그래서 환기가 중요하다. 가스레인지와 달리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면 전자파에도 노출되게 된다. 조리과정에서 나온 오염물질은 환기하면 되지만, 전자파는 환기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떠올려보니 인체에 유해한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더 어처구니없게 느껴진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