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11월 5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됐다. ⓒ이정실 사진기자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11월 5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개최됐다. ⓒ이정실 사진기자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445일 남았다. 견딜 수가 없다.” “대통령 덕분에 국민대통합이 이뤄졌다, 진보 보수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퇴진을 바라고 있다.”

5일 서울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10만명 이상이 집결했다. 집회 전날인 4일 발표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부었고, 집회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노동·시민 단체들로 구성된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주최한 이번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서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범죄자는 퇴진하라’, ‘국민이 이긴다’, ‘사과말고 퇴진하라’ 등 구호가 울려퍼졌다. 또 주최 측은 영상물에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장면을 반복해서 노출했고, ‘가짜 대통령’이라는 자막을 내기도 했다.

주최 측은 1부 문화제를 마친 오후 5시 45분부터 도심 행진을 시작했다. 참가자가 워낙 많아 선두 출발 50분이 경과 후에도 광화문광장을 벗어나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선두는 2킬로미터 거리의 종로4가 귀금속상가까지 진출해 종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애초에 경찰은 주요 도로에서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며 행진 금지를 통보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계속 이어진 문화제에서 무대에 오른 래퍼 등 젊은 가수들은 하야 요구와 함께 박 대통령의 발언과 시국을 풍자한 가사를 담은 노래들을 선보이며 흥을 돋우었다. 진행자는 집회 참석자들에게 선창으로 ‘박근’을 외치면 참가자들은 후창으로 ‘혜’를 외치고, 또 ’하야‘를 외치면 ’해‘를 외치기도 했다.

조병옥 전국농민회 사무처장은 무대에 올라 “오늘 백남기 농민의 장례를 치렀다”며 “이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장례를 치를 때”라며 거침없이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임기가 445일 남았는데 견딜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50대 여성 참가자는 “울화통이 터진다”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시민 발언 시간에는 서울 광진구에 사는 60대 여성 이건복씨는 “어제 담화문을 듣고 너무 불안해서 나왔다”며 “박 대통령의 의존증은 너무 심한 병이어서 이 사람에게 내 생명, 내 재산을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취직 준비를 하면서 알바를 하는 자식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도, 희망을 가지란 말도 할 수 없게 됐다”고 성토했다. 반면 “박근혜 퇴진 때문에 국민대통합이 이뤄지기도 했다. 진보·보수 할 것 없이 한마음”이라고 비꼬았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집회에 참가했다가 추최 측의 요청으로 무대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이 여러분에게 무릎을 꿇을 수 있도록 행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수의 참가자는 국민이 국가 위기 상황에 집회를 통해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면서 11월 12일 총궐기집회를 포함, 퇴진할 때까지 집회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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