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특별상 

수상소감서 한국정부 강하게 비판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혜 한국YWCA연합회장, 이길여 가천대 총장,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신애라씨 대리수상),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수상식 후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YWCA연합회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혜 한국YWCA연합회장, 이길여 가천대 총장,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신애라씨 대리수상),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수상식 후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YWCA연합회

“우리나라 대통령이 그렇게 허무하게 역사를 팔아먹을줄 몰랐습니다. 우리가 1억 원 받으려고 여태까지 살았겠습니까? 대통령은 우리를 팔아먹었습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가 지난 3일 오후2시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열었다. 3년 만에 수상을 재개한 특별상은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받았다. 김복동, 길원옥, 박옥선, 안점순, 이옥선 할머니는 담담한 감사 인사와 함께 한일 정부의 일방적 합의, ‘위안부’ 재단설립·피해자 치유금 지급 강행 등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할머니들은 “위안부는 우리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과거 역사의 문제다. 대통령이 그렇게 허무하게 역사를 팔아먹을줄 몰랐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의식 부재와 국가 지도자로서의 무책임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김복동 할머니는 “어린 소녀가 몇 년 동안 일본군에 끌려 다니다 겨우 살아서 돌아왔는데 정부가 주는 위로금 좀 받았다고 해서 화가 풀리겠느냐”며 “그렇게 반대했는데 우리한테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일본하고 속닥거리더니 합의를 타결했다더라”며 한국 정부의 일방적 합의를 거듭 비판했다. 이어 김 할머니는 “치유금 명목으로 한국 정부가 지급을 강행하는 1억 원을 절대로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이 우리 명예를 회복해주고, 잘못했다고 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일본이 사죄하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상금 1천만 원을 나비기금에 보태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는 데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는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일본이 공식 사죄를 하며 법적 배상금을 지불하면 전쟁으로 인한 성폭력 피해자 등 각종 폭력으로 고통 받는 세계 각국의 여성들을 돕는다는 목표로 나비기금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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