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여성 첫 일자리 실태조사

구직기간 8개월, 정규직 66%

절반, 29인 이하 사업장 재직

13%는 이후 4회 이상 이직

 

서울 광진구 건국대 서울캠퍼스 새천년관에서 열린 2016 KU열린취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구직 등록을 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 서울캠퍼스 새천년관에서 열린 '2016 KU열린취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구직 등록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34세 청년여성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한 첫 일자리는 한마디로 열악했다. 절반 이상이 29인 이하 소규모 기업에 취업했으며 주당 45시간씩 일하며 한달 월급 150만원을 받았다. 대부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지금의 일자리를 선택했지만 임금 150만원을 넘는 일자리를 갖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박건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10월 28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가족플라자에서 열린 여성가족정책 포럼에서 청년여성 첫 일자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첫 일자리는 주당 30시간 이상 3개월간 소득을 위해 일한 일자리를 가리킨다. 기존 첫 일자리 통계에선 소득이 있는 일을 모두 첫 일자리로 분류해 왔다.

서울에 사는 첫 일자리 경험이 있는 만20~34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결과, 여성들은 학교 졸업 후 평균 8.19개월의 구직 기간을 거쳐 취업에 성공했다. 2034 여성들이 첫 일자리에서 받는 월 평균 임금은 150만5300원이었다. 고졸 여성(월 126만2000원)은 4년제 대졸 여성보다 39만100원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임금근로자 중위에 속하는 월급 18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72시간에 달했다.

정규직 비율은 66.2%에 그쳤다. 특히 4년제 대졸 여성의 정규직 비율이 68.9%로 고졸자, 2년제 졸업자보다 높았다. 청년여성 45.1%는 종사자가 29인 이하인 소규모 기업에 취업했다. 300인 이상 규모의 사업장에 취업한 경우는 23%였다. 업종별로는 사회서비스업이 25.5%, 제조업·건설업 등 비서비스업 22.9%, 개인서비스업 20.0%로 나타났다.

청년여성들은 첫 일자리에서 일하고자 한 이유(1순위+2순위)에 대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59.7%)라고 답했다. ‘합격한 곳은 어디든’(37.6%), ‘미래 직업과 연관된 경험’(30.6%)을 꼽은 여성들도 많았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다보니 첫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5점 만점)는 매우 낮았다. 근무환경 만족도는 3.08점, 근무시간 만족도는 2.96점이었고 임금수준 만족도는 2.69점으로 가장 낮았다.

직업 만족도가 낮다보니 근속연수는 짧았고 이직은 잦았다. 평균 근속연수는 24.3개월이었고, 첫 일자리 이후 4회 이상 이직한 비율도 12.8%나 됐다. 특히 첫 일자리 퇴직 이유 1위는 임금과 근로환경 등의 근로조건(28.3%)이었다. 계약 만료로 그만둔 경우도 21.7%로 나타나 고용 안정성도 낮았다.

박건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일자리 만족도가 높고 임금이 높을수록 근속연수가 길고 정규직 비율도 높은 편이었다”며 “임금이 1만원 오를 때마다 근속연수가 3.38개월 늘었고, 첫 일자리가 비정규직인 경우 정규직에 비해 6.85개월 근속연수가 짧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연구위원은 “청년여성의 안정된 고용된 위해서는 취업 몇 건이라는 성과 중심의 정책에서 방향을 바꿔서 전 생애노동과정 속에서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졸업부터 고용 시장 진입, 이직 등 전 과정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일자리 관련 기관이 지역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년여성 데이터베이스(DB) 구축·관리, 청년여성의 수요를 반영한 우수 중소기업 선정, 기업조직문화 개선활동 강화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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