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씨가 31일 검찰에 출석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비리와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시작된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은 최씨가 처음이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이날 오후 3시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취재진과 시위대를 피해 급히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라며 울먹이며 "죄송하다"는 발언만 하고 모습을 감췄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조사는 크게 두 가지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의 기밀 문건을 받아보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과 미르· K스포츠 설립과 기금 유용에 관한 의혹이다.

최씨는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인사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서들을 발표 전 사전에 받아 본 사실이 확인되며 비선실세 당사자로 지목된 상태다. 최씨가 누구를 통해 관련 문건들을 받아왔는지, 해당 문건을 외부로 또 다시 유출시켰는지 등이 검찰 수사 대상이다.

또 설립 및 운영과정 전반에 걸쳐 각종 특혜를 받고 기업들로부터 800억원을 단기간에 모금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어느 정도 개입했으며, 최씨가 대주주로 있는 개인 회사인 더블루Kㆍ비덱코리아 등을 통한 기금 유용 등 비리가 있었는지 밝혀낼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두 재단의 실소유주가 최씨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딸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입학과 재학 시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최경희 총장이 사퇴했고 청와대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씨의 해외 도피는 지난 9월 3일 출국 후 10월 30일 귀국하면서 57일 만에 종료됐다. 그는 미르·K스포츠재단 800억원대 기금 모금 연루 의혹이 불거지자 독일로 떠나 자취를 감췄다. 이후 24일 JTBC방송의 최순실 태블릿PC 연설문 유출 보도 후 국정 농단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고,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인정하는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러자 27일 최씨는 독일에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건강상의 문제로 당장 귀국할 수 없다고 밝혔고 이날 검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다. 이후 29일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30일 오전 최씨는 영국에서 인천공항으로 급히 귀국했다.

지금까지 검찰은 참고인 신분으로 최순실의 최측근인 고영태씨, 태블릿PC 개통자로 지목된 김한수 청와대 선임행정관, 이영선 전 행정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조인근 전청와대 연설기록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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