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서울 도심서 ‘박근혜 하야’ 촛불집회

어린 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수만명 시민 발 디딜 틈 없이

청계광장 인도까지 몰려 “박근혜 퇴진하라” 구호 외쳐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최순실 나와라! 박근혜 하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최순실 나와라! 박근혜 하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순실(60·개명 후 최서원)씨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밝혀진 이후 처음으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진보진영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29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_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2만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9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으며, 시민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박근혜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강하게 촉구했다.

주최 측은 당초 참가 인원을 3000여 명 정도로 예상했으나 많은 시민들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감을 보여주듯 청계광장을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메웠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 아이부터 60~70대 노인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여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드러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 ‘창피해서 못살겠다’ 등의 피켓을 들고 호응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이어갔다.

집회에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박주민 의원, 정의당 노회찬·이정미·김종대 의원, 무소속 김종훈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들고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마친 후 오후 7시반부터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광교-보신각-종로2가-북인사마당’까지 진행됐다. ⓒ진주원 기자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마친 후 오후 7시반부터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광교-보신각-종로2가-북인사마당’까지 진행됐다. ⓒ진주원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발언대에 선 후 “국민이 맡긴 통치 권한을 무당 가족에 통째로 던져버렸다”며 박 대통령을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이 시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통령은 나라의 지배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이자 대리인이다”며 “박 대통령은 이를 잊고 마치 지배자, 여왕인 양 대한민국을 우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큰 환호를 보냈다.

주최 측과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마친 후 오후 7시30분부터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광교-보신각-종로2가-북인사마당’까지 약 1.8km의 거리를 행진했다.

투쟁본부 측은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11월 12일까지 서울도심에서 ‘최순실 게이트’ 규탄 및 박근혜 퇴진 운동을 벌인다. 11월 5일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 ‘#내려와라 박근혜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11월 12일 오후 2시엔 서울광장, 서울역, 청계광장, 대학로,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각각 노동자·농민·장애인·청년·여성단체들이 집회를 가진 후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집중대회를 연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