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양극화·아동인권 해결 위해 아동수당 도입해야”
“저출산·양극화·아동인권 해결 위해 아동수당 도입해야”
  • 진주원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6.10.26 18:50
  • 수정 2016-10-28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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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인재근·김병관 의원 주최 ‘아동수당 도입을 위한 토론회’ 26일 개최

박광온 의원 아동수당법·아동수당세법 10월 초 대표 발의 

15조 예산 확보해 1인당 10-30만원씩 아동수당 지급..."지역경제 활성화 및 생산유발효과 상당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아동수당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박광온 의원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아동수당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박광온 의원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아동수당 도입에 관한 논의가 정치권 내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아동수당은 현재 세계 92개국이 시행하고 있다. OECD 30개국 중에선 미국·멕시코·한국을 제외한 27개국이 도입한 만큼 보편적인 복지정책이지만 우리나라는 10년 넘게 논의만 이어오고 있다.

‘아동수당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박광온·인재근·김병관 더불어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여성신문 후원으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아동수당은 부양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해 아동 양육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국가가 보조하는 제도다.

박 의원은 아동수당법과 아동수당세법을 이미 지난 10월 초 대표 발의한 바 있다. 12세 이하 아동에 대해 월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수급권자의 소득기준은 중위소득의 100분의 200 이하로 정한 것이 골자다.

토론회에서 박 의원은 저출산 문제 자체도 심각하지만 양극화 현상이 출산까지 좌우하고 있다며 아동수당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분만건수에서 고소득층의 비중은 39%에서 51%로 늘어나 태어난 아기의 절반이 고소득층 가정인 반면 저소득층 가정의 분만은 34%에서 22%로 줄어 소득이 자녀 수까지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성들은 출산파업을 숱하게 경고해왔다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 아동복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많은 예산을 썼는데도 출산율이 더 하락한 원인은 출산 주체인 여성의 관점, 아이의 행복이라는 관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좋은 법안이니 저항을 최소화 하도록 여론 수렴을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많은 국가에서 아동수당이 아동의 건강하고 안전한 발달과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내에서 행해지는 무급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성격이 있다는 점은 영국에서 가족수당(아동수당) 도입을 위한 사회 운동이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주도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아동수당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양향자 최고위원, 김병관 의원, 윤호중 의원,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가 발표를 듣고 있다. ⓒ박광온 의원실
‘아동수당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양향자 최고위원, 김병관 의원, 윤호중 의원,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가 발표를 듣고 있다. ⓒ박광온 의원실

이날 발표자들은 아동수당 도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아동수당에 대한 관점과 도입에 관한 세부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아동수당의 관점에 대해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는 “인구투자로 보는 관점과 양극화 완화라는 사회정의적 관점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아동수당은 기본적으로 출산지원책이라기 보다는 아동빈곤예방, 아동권리증진, 소득재분배 등을 목적으로 둔 소득보장제도”라고 말했다.

김진석 교수는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으로서 아동수당의 효과성에 관해 일관된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아동이 직면한 총체적 위기상황을 고려할 때 아동수당과 관련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최영 교수는 “아동수당과 돌봄·교육서비스, 산전후휴가 등의 아동·가족정책과 더불어 종합적으로 설계되면 출산율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동수당 수급권자와 급여액에 대해서는 최영 교수는 소득에 따라 수급권을 제한하기보다 모든 계층에 제공하는 보편주의를 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박광온 의원이 법안을 통해 제시한 10만원에서 최대 30만원까지의 급여액을 정한 것은 국제기준에 일정 부분 부합하지만, 연령에 따른 급여액의 차이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는 “보편적 복지에 너무 현혹돼서는 곤란하다”고 반박하고 아동수당이 보편과 선별 논쟁의 이념싸움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했다. 또 소득 하위 90%는 너무 높다고 지적하며 소득·연령별·자녀수에 따라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좋은 아젠다임에도, 야당이 독점한 상황이어서 여야 합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원 마련 방안은 내년 대선에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동수당 제도 도입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될 재원 마련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박광온 의원은 아동수당세를 제정해 소득세와 법인세, 개별소비세 납세 의무자 중 일부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박선권 국회 입법조사관은 “현재의 저출산대책 예산부터 정비하고 일회성 대책을 폐기해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부와 지자체가 24조원 가량을 투입했다고 하지만 주거, 일자리 등의 세부 사업내용을 보면 효과성이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고, 대학 프라임사업 같은 연관성을 찾기 힘든 사업도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통합 차원에서 다른 계층보다 여력이 있는 고소득 가계와 고소득 기업이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양극화 현상이 저출산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여력이 없는 계층에게 저출산 해결 재원을 지우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복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퍼주기가 아닌 높은 수익률을 발생시키는 매력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접근법도 제시됐다.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아동수당을 국민연금으로 투자할 경우를 가정해 자산-부채관리모델을 적용한 수리적 모델로 분석한 결과 투자로서의 복지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수당을 통해 발생하는 인구증가가 1천만원 당 0.4명 이상인 경우 국민연금의 예상 금융수익률인 5.5%를 상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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