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의 출현으로 창출된 파트타임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긱 경제’(gig economy)라고 한다. 긱 경제에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고용 계약을 맺지 않고 필요한 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활용한다. 긱 종사자는 일하는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플랫폼 기업의 출현으로 창출된 파트타임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긱 경제’(gig economy)라고 한다. 긱 경제에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고용 계약을 맺지 않고 필요한 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활용한다. 긱 종사자는 일하는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제4차 산업혁명기로 접어든 오늘날 기술 발전의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다. 테크놀로지의 빠른 발전은 사회·경제 제반 분야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켜 올해 워싱턴에서 열린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기술을 경제 혁신과 성장의 중요한 요소로 다뤘다. IMF가 테크놀로지를 의제로 삼은 것은 역사적 전환점으로 인식될 만큼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빠른 기술의 변화와 진보는 플랫폼 경제를 탄생시켰다. 플랫폼 경제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 등 혁명적 기술발전의 기반 위에서 생겨난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이 플랫폼 경제를 이끌어가는 플랫폼 기업들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고용이 창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태스크래빗(TaskRabbit) 등은 대표적인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다. 이들은 기존에 없었던 많은 파트타임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플랫폼 기업의 출현으로 창출된 파트타임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긱 경제’(gig economy)라고 한다. 이 현상은 미국대선 캠페인을 비롯해 외신과 많은 경제보고서에서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이슈다. 긱 경제에서는 기업과 근로자가 고용 계약을 맺지 않고 필요한 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활용한다. 긱 종사자는 일하는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가령 단기 실업자라든지 조기 퇴직자 혹은 자유로운 시간제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일자리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15개국의 노동가능 인구의 20~30%가 긱 경제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또 우버 운전자의 25%가 50세 이상의 장년층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갖추지 못한 경우 ‘긱 경제’ 참여가 쉽지 않다. 또한 긱 종사자들은 교육·훈련, 연금, 보험 등 정규직에게 제공되는 각종 혜택과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플랫폼 기업의 고용 창출 효과는 기존 기업에 훨씬 뒤떨어진다. 2014년 매출액 1117억 달러를 기록한 GE는 전 세계적으로 30만명 이상을 고용한 반면 구글은 매출액은 GE의 절반이 넘는 660억 달러에 달했지만 고용은 1/6에 불과한 5만명이었다.

또 규제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경제적, 사회적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긱 경제의 확산으로 기존 산업과 규제당국과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고 관련 당사자들 간의 타협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령 뉴욕시는 숙박공유참여자들의 맨해튼 내 단기임대 금지법 위반과 세금 탈루를 이유로 에어비앤비를 퇴출시킬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에어비앤비는 납세 및 규제 준수를 약속하고 나섰다. 이미 여러 도시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플랫폼 경제는 큰 폭의 소득 양극화와 규제 적용과 준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충분한 요소가 내재돼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기존의 불만과 결합돼 ‘불만의 정치’로 쟁점화될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 경제에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의 적절한 보호와 사회안전망 확립을 통해 소득 양극화의 확대를 방지할 수 있는 정책과 규제 프레임워크가 시급히 논의되고 도입돼야 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정책과 규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와 사회가 지향하는 디지털 경제, 제4차 산업혁명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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