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자고등학교 과학관과 본관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배화여고는 근대 여성 교육과 기독교 전파를 목적으로 외국인 선교사가 설립한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미국의 조세핀 P 캠벨(1852~1920) 선교사가 1898년 내자동에 처음 설립했으며, 1910년 ‘배화학당’으로 개칭했고 1915년 현 위치로 옮겼다. 남학생을 포함한 재학생 다섯 명으로 시작됐으나 이후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 등으로 이름을 바꾸고 여성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1945년 일제의 탄압을 받아 폐교됐다가 1946년 해방 후 다시 개교했고, 배화여자중학교와 배화여자고등학교로 나뉘어 운영됐다.

과학관과 본관은 한국 근대 교육시설의 역사성과 당대의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1915년 지어진 과학관은 현재 지상 4층 건물로 확장됐다. 앞뒤에 출입구와 계단을 두고 양쪽으로 교실을 배치한 실내 공간 구성이 독특하다. 1926년 캠벨 기념관으로 세워진 본관은 1977년 개보수됐으나, 원래의 의장 특징을 그대로 유지해 원형 보존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 실내를 밝게 하려고 창호를 넓게 구성하고 이를 위해 철근콘크리트 상인방(上引防)을 사용하는 등 건립 당시 새로운 건축 기법을 채택한 것을 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30일간 문화재 등록 예고기간을 시행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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