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화여대 생활환경관 건물에 ‘정유라씨와 같은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분반에 있었던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화여대 관계자
17일 이화여대 생활환경관 건물에 ‘정유라씨와 같은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분반에 있었던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화여대 관계자

야권에서 ‘비선 실세’로 지목하고 있는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 재학 중 학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 씨와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이 대자보를 통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16일 이화여대 생활환경관 건물에 ‘정유라 씨와 같은 컬러플래닝과 디자인 분반에 있었던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 따르면 의류학과 16학번인 작성자는 “컬러플래닝과(이하 컬플) 디자인을 수강한 지난 학기 컬플 과제때문에 수많은 밤을 새웠고, 더 나은 결과물을 제출하기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이런 노력 끝에 얻게 된 학점을 정씨는 어떻게 수업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최소 B 이상 챙겨갈 수 있느냐”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대자보 작성자는 “교수님께서는 정씨가 2개의 과제물을 제출한 뒤 되찾아갔다고 하셨는데, (정씨는) 단 한 번의 수업도 수강하지 않은 채로 그 모든 과제를 도대체 어떻게 완성할 수 있었는가”라는 의혹을 던졌다.

대자보 내용에 따르면 정씨는 컬플 수업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아 교수가 수업 초반 “컬플 수강하고 싶어 한 애들도 많았는데 왜 이 학생은 수강신청을 해놓고 안 오는지 모르겠다. 얘는 이미 F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자보 작성자는 “교수님께서 직접 정씨에게 과제물을 받았고, 학점을 부여하셨다고 인정했다는 뉴스를 봤다”며 “학생들의 노력을 무시하지 않으시고 저의 글에 마음 한구석이라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면 그때 그 컬플 분반 학생들에게 책임지고 사과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이화여대에 승마 특기생으로 특혜 입학해 이후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도 학점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화여대 측은 17일 오후 교직원·학생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 대자보는 17일 현재 철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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